문경의 산업유산 산양양조장
지나간 시간이지만 그 시간을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이 남아 있다면 과거로 돌아간듯이 그 때를 상상해볼 수 있다. 맹자는 지금 이 시대에 나와 벗할 사람이 없다면, 즉 깨달은 자라면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옛사람과 벗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 적이 있다. 강진에 귀양을 갔던 정약용의 대표저서인 목민심서는 백성을 잘 다르리고 살기 좋게하는 목민(牧民)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으나 몸소 실행할 수 없기에 심서(心書)라고 붙였다.
산양면은 여러번 와보았는데 왜 산양양조장을 보지 못했는지 궁금했다. 산양면의 중심에서 아주 잘 보이는 자리에 옛 산양양조장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옛)산양양조장이며 산양정행소로 이름을 바꾸고 내부도 카페처럼 깔끔하게 꾸며놓고 문경의 베이커리카페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새단장을 마친것이 올해이니 발견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양조장 역시 산업의 유산이다. 주류업이라는 것은 과거에도 현재도 미래에도 산업으로 자리하게 될 것이다. 담배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운명이지만 술은 트렌드를 바뀌어가며 남을 것이다. 1944년부터 50여 년 동안 막걸리를 만들던 '산양양조장' 건물이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을 했다.
이곳에서 나오는 빵은 모두 막걸리를 응용한 것이라고 한다. 빵도 어차피 효모균으로 만드는 것이니 막걸리와 다를 것이 없다. 개인적으로는 기업에서 대량생산하는 술보다는 지역마다 소규모로 만드는 전통주의 맥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전국의 대부분의 오래된 양조장은 거의 사라지고 있다. 그것 역시 일제강점기에 일제가 이땅에 한 패악질중 하나다.
양조장 문화를 인구감소지역과 연계해 마을에 활력을 불어넣고 오래된 산업자원들을 활용해 공간을 혁신하고 경제적 가치창출을 위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백두대간의 중심에서 나오는 맑은 물로 빚어 맛 좋은 양조장 막걸리로 사랑받아온 50년의 역사는 뒤로 사라져버렸지만 다른 모습으로 이어나가고 있다.
보통 양조장의 천장은 트러스트 구조를 많이 사용하는데 중심이 되는 철골 혹은 나무를 중심으로 상부를 각각 연결하여 상호 힘을 받게 만들어 주고, 특히 각 모서리 부분으로 서로 만나는 부분을 트러스트 구조로 받쳐주어 지붕의 무게를 버티게 만들어 준다.
옛 양조장 건물들은 대부분 천장이 높게 설계되기 때문에 개방감이 있어서 좋다. 특히 목재를 활용하여 인테리어를 만들어두면 옛스러운 구조가 현대식으로 재해석되어 마치 요즘에 만들어진 것처럼 새롭게 된다.
음료 한잔과 빵두개가 배급되었다. 오래된 풍광처럼 보이지만 오래되어 보이지 않고 옛날에 살았던 사람이지만 현실에서 살아가는 것처럼 글이 읽어지기에 현실속의 친구처럼 보인다. 사랑하는 느낌, 정의로운 감정, 즐김의 감정은 지금 현재 나의 구체적 삶의 가까운 관계속에서 사랑과 배려를 실감할 때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