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산의 사찰

삶의 첫날, 둘째 날, 셋째 날

어떤 건물이나 공원 혹은 시설만 설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도 잘 설계할 수 있어야 한다. 되는대로 살아가면 설계 없이 건물을 짓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기반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위에다가 무언가를 쌓으면 뭐가 될까. 그렇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 삶의 설계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을 본다. 인생을 야적장같이 만들면서 살고 싶은 사람보다는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처럼 물, 공간, 노출 콘크리트의 조화를 이룬 작품을 만들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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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는 오래된 사찰이 많지가 않다. 그렇지만 풍광이 좋은 산에 자리한 사찰들은 찾아보면 여러 곳이 있다. 환산 혹은 고리산으로 불리는 산에는 보륜사라는 사찰이 있다. 이 사찰은 대전의 읍내동에 있었는데 법송사가 이곳으로 오면서 법륜사로 이름을 바꾸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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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면 첫날은 옛사람들과의 대화를 하면서 보내야 한다고 한다. 지식을 얻고 자신을 알기 위해서 사는 것으로 진리를 담은 좋은 책들을 잃으면서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가는 것이다. 둘 째날은 혼자 살 수 없으니 살아 있는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세상의 좋은 것을 보고 깨닫는 것이다. 좋은 것이란 항상 보던 주변에서 있지가 않다. 그래서 이렇게 가보지 못했던 곳도 가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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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륜사의 경내에는 12 지신이 석조물로 조각되어 있는 곳 위에 부처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12 지신을 생동감 있게 표현했기에 자신의 띠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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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날은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보내야 한다. 남들의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이나 지금까지 해왔던 자신의 현명함을 활용한 철학자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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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륜사에서 보낸 짧은 시간 속에 삶의 설계에서 배우는 것, 어울리는 것, 자신을 사랑하는 것의 균형이 어떤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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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보륜사의 특징이라면 구석구석에 이런 작은 불상을 통해 생각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모습으로 혹은 다양한 표정이 있는 조각상들을 살펴보면서 어떤 의미를 두고 이곳에 놓았는가를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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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헌 홍대용이 열린 실학자였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그가 이룬 성과도 알고 있었지만 그의 서적인 의산문답은 최근에 읽고 있다. 홍대용이 연행의 체험을 포함한 스스로의 학문적 성취와 자신의 철학을 집대성하여 엮은 책으로 대화 형식으로 써 내려가고 있다. 허자는 성리학만을 공부한 사람, 실옹은 새로운 학문을 터득한 사람으로 묘사되는데 허자가 묻고 실옹이 대답하거나, 실옹이 물어 허자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면서 진행된다. 요즘에 철학이 주제가 되어 나오는 이야기들이 많은 듯하다. 사찰은 유학 혹은 철학의 이야기와 어울리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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