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ry 3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차도살인 (借刀殺人) : 남의 칼로 적을 공격하다.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적을 공격하는 방법은 오래전부터 매우 매력적인 계책으로 활용이 되었다. 삼국지에서 조조가 예형을 유경승에게 보내어 그를 죽이도록 유도한 유양잡조나 왕윤이 여포를 이용하여 동탁을 죽이는 예를 들 수 있다. 병법 중에 하나인 ‘남의 칼을 빌려 적을 죽이는 것’은 다른 이의 힘을 빌어 자신의 입장을 확고하게 만들거나 목적을 달성하는 계책이라고 볼 수 있다.


1988년에 개봉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 단란한 가족의 가장인 딘은 잘 나가는 변호사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던 중에 대학 동창과 우연히 마주치면서 그의 불행이 시작이 된다. 그에게 던져진 비디오 테이프는 바로 미국 국가 안보국에서 모든 사람의 도청이나 정보수집을 가능케 하려던 법안을 반대하던 정치인의 살해 장면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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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개봉 전까지 미국 국가 안보국 일명 NSA(National Security Agency)에 대해 한국에는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천재 수학자 채용 단일기관이면서 미국 국방부 산하에 있는 NSA는 1952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에 의해 창설되었다. 해외 통신과 해외 신호정보의 수집과 분석을 책임지며 최근에는 세계 유력 지도자들을 도감 청해서 문제시되고 있다. CIA보다 더 많은 기밀정보를 담고 있을 것이라 추정되는 이 기관은 미국 정보기관 중에 가장 보안이 철저한 곳이다.


공동체 첩보에 국한된다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인간 첩보활동에도 간여한다는 보고가 있었다. 그런 우려를 영화화한 것이 바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로 당시 짜임새 있는 스토리에 속도감 있는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알아서는 안될 정보를 가지고 있는 변호사 딘은 막강한 정보력과 시스템을 자랑하는 NSA로 인해 가족에게서 신뢰를 잃고 비공식적인 조직원이자 지인을 잃게 된다. 궁지에 몰린 딘에게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 보일 때 브릴이라는 첩보전에 능한 사람이 등장한다. 철저하게 비밀을 지키며 딘과 거리를 두려던 그는 NSA에 의해 같이 휘말리게 되고 어쩔 수 없이 그를 도와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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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 카메라와 인공위성, 도청 장치와 슈퍼 컴퓨터까지 보유한 NSA와 상대하는 것은 거의 무모해 보였지만 딘은 막바지에 기막힌 수를 끄집어낸다. NSA와 마피아 조직이 꼭 빼앗고 싶은 것이 테이프이라는 공통점과 정부조직을 싫어하는 마피아의 특성을 교묘하게 이용한 것이다. 마피아라는 다른 칼을 이용해 비공식적으로 자신을 쫒는 NSA의 한 팀을 날려버리려는 계략을 짠다.


순간의 기지이기는 하지만 보통 차도살인의 계책은 오랜 시간을 들여서 준비하는 경우가 많다. 마피아의 칼을 빌려 NSA의 특정 조직을 제거하는 것은 차도살인의 계책이긴 하지만 적의 적은 우군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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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시대에 제나라 군주는 한 나라의 막강한 세장수를 견제하기 위해 차도살인 계책을 쓴 적이 있다. 이들 중 두 명에게만 과일상자를 보내 큰 공을 세운 사람이 먹으라고 한다. 두 명의 장수는 과일을 덥석 집어먹었지만 나머지 한 장수는 그들을 욕하게 되고 결국 세 명의 장수는 자살을 하게 된다.


우리는 실생활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차도살인의 계책을 사용한다. 자신이 싫어하는 B를 공격하기 위해 B와 연관이 있는 C에게 정보를 흘려준다. C에게 흘려준 정보는 대부분 C가 듣기에 안 좋은 정보나 시샘을 낼만한 일들이다. 자신은 손도 안 대고 보기 싫은 B를 공격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계책은 역으로 돌아올 때도 많다. B와 C가 연합하여 자신을 공격하는 황당한 상황에 직면할 리스크도 있다.


차도살인은 양날의 칼이다. 잘 사용하면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일거양득의 이득도 볼 수 있지만 잘 사용하지 못하면 두 배가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얼마나 주도면밀하고 비밀스럽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달려 있는 계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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