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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1. 2020

서민

공정보다 공평한 세상

지금 언론의 보도행태와 정치인들의 말 그리고 청와대의 태도를 보면 대한민국에는 서울만 있는 것처럼 보인다. 오로지 서울에 사는 사람들만 국민인 것처럼 보인다.  오로지 서울에 어떻게 주택을 공급할 것인가에만 몰입하고 있다. 도시계획을 전공한 입장에서 오래전부터 서울이나 수도권에 신도시를 만드는 것은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곳에는 아무리 집을 지어도 부족함은 해결되지 않는다. 만약 집을 공급한다면 한 사람이 소유할 수 있는 주택의 수를 제한해야 문제가 최소화된다고 말했었다. 


대한민국은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민주주의 국가지만 어떤 재화는 공공의 성격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 의식주가 바로 그 대상이다. 사람은 주식이 없어도 살 수 있고 건물이 없어도 살 수 있다. 소유한 땅이 없어도 되지만 거주할 수 있는 집은 있어야 한다. 집은 그런 대상으로 접근해야 하고 누군가가 과점해서는 안 되는 재화다. 왜? 지방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의 상당수가 서울에 살아야 하는지 당최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 사람을 뽑아주는 지역민들의 태도도 문제가 있다. 


서울의 과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있지만 쉽지는 않다. 그 방법은 여당이나 야당 그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국회나 청와대의 이전은 상징적이긴 하지만 실효가 있지는 않다. 상징성으로 인해 세종만 부풀릴 뿐이다. 국회의사당이 세종으로 옮겨서 좋을 것이 딱히 없다. 일부 이해관계자만 빼놓고 국회의원을 보고 싶은 사람이 그렇게 많을까. 어떤 국회의원은 보기만 해도 역겨운데 굳이 역겨운 그 얼굴을 보기 위해 세종으로 가고 싶지도 않고 청와대가 세종에 있다고 해서 반가울 것도 없다. 


혁신도시를 만들면 뭐할 것이고 세종에 정부청사를 내려보낸들 달라진 것이 뭐가 있을까.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니 균형발전을 위해 내려가서 살라는 의미였다. 공무원들 중 얼마나 그곳에 정착하고 살고 있을까. 만약 정착하지 않는다면 그들을 그만두게 하는 것이 맞다. 지역에 거주하고 그곳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들을 채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서울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 자연스럽게 지역으로 이사를 갈 것이고 지역에서 대학을 나와도 취업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면 그곳을 기반으로 살 것이다. 


돈은 국경이나 지역을 구분하지 않는다. 기업은 돈의 논리에 의해 움직인다. 만약 기업 본사의 법인세율을 서울이나 수도권에 있을 때 올리고 지방으로 내려가면 낮추어준다면 자연스럽게 이전하게 된다. 지방에서 소비하는 상당수의 돈이 서울과 수도권으로 몰리고 그 돈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다시 투자하면서 집중화는 더 가속화된다. 거미줄처럼 깔린 서울의 지하철과 광역화된 도로, 각종 기반시설은 대한민국의 세금과 자본으로 만들어진 것이지 서울만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다. 


지방 대도시에 지하철을 하나 깔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줄다리기가 필요한지 충분히 알 수 있다. 자본의 논리이며 사람 수의 논리로 지방 대도시는 부족한 교통망과 기반시설 속에 살게 된다. 국가재정이 서울이 아닌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광역화할 수 있는 기반에 투자되어야 될 때다. 그걸 말하는 정치인들이나 언론을 살펴볼 수가 없다. 오로지 서울에 어떻게 주택을 공급할지만 생각하고 있다. 지방 국회의원이 끌고 가는 예산은 쓸데없는 데에다가 쓰고 장기적인 발전을 고민하는 정치인도 없다. 


어제도 지인과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멍청하면서 교활한 사람들만 정치인이 되는 것인지 정치인이 되면 멍청하면서 교활해지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힘들다. 청와대에서 일한다는 사람들도 뭐 비슷한 것 같지만 좀 공부 좀 하고 살면 좋겠다. 적어도 조선시대에 승정원은 국왕에게 문제의 본질을 지적이라도 했는데 청와대의 정무수석, 민정수석, 국민소통수석, 인사수석, 시민사회수석 등은 뭘 하는 자리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신박한 헛소리를 어떻게 저렇게 진지하게 할까. 욕먹으면 오래산다는 옛말을 실천하면서 장수하고 싶어서 그런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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