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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12. 2020

인생 볶음밥

볶음밥은 별거가 있었다. 

옥천에는 유명한 짬뽕 집도 여러 곳 있는데 최근 TV에 나왔는지 몰라도 갑자기 사람들이 많아졌다. 예전에 왔을 때보다 적지 않은 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많고 평일에도 재료가 일찍 떨어져서 4시까지 영업을 한다는 시간을 앞당기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옥천 구읍에 자리한 이 식당은 짬뽕도 깔끔하면서도 시원하지만 볶음밥의 맛이 인생 볶음밥이라고 부를 만큼 매력이 있었다. 

중국집 치고 볶음밥을 안 하는 곳이 없다. 불맛과 함께 볶아내는 볶음밥은 그 중국집의 요리의 기본을 보여준다. 볶음밥이 별거 있겠냐만은 별거가 있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재료가 막 소진되기 직전에 들어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을 하는데 보통 2시가 넘으면 영업이 끝나는데 주말에는 그 시간이 앞당겨진다. 

볶음밥과 함께 짬뽕을 주문했다. 이곳의 반찬은 양파, 단무지, 김치가 나오는데  양파가 볶음밥과 궁합이 잘 맞았다. 

볶음밥은 짜장 소스와 함께 위에는 살짝 반숙된 계란이 얹어져서 나오는데 계란이 꽤나 큰 편이다. 

밥의 씹히는 느낌도 괜찮지만 적당하게 유지되는 짜장 소스의 간과 함께 재료가 싱싱해서 오래간만에 맛있는 볶음밥을 먹었다는 느낌을 받게 해 준다. 둘이 가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는데 다음에도 볶음밥이 생각날 때는 이곳이 먼저 생각날 듯하다.  볶음밥에 짜장소스가 곁들여진 것은 볶음밥에 짜장 소스를 얹는 방법을 생각해 내었다는 설과 볶음밥의 실력을 감추기 위해 짜장 소스를 얹어냈다는 설도 있다. 

소스와 계란을 잘 비벼서 먹어본다. 역시 함께 먹는 맛은 또 다르다. 혼밥도 좋지만 둘이서 먹으면 메뉴를 적어도 하나 이상 더 주문할 수 있어서 선택의 묘미가 있다. 

볶음밥에 딸려 나오는 짬뽕국물보다 주문한 짬뽕의 국물이 더 진득한 맛이 있다. 오징어와 새우를 비롯하여 버섯이 듬뿍 들어가 있는데 특히 민물새우를 넣고 파와 호박을 끓여냈기에  시원하면서도 진득한 맛이 좋다. 

먹다 보니 이렇게 바닥이 드러났다. 밥 한알 남기기 힘들 정도로 인생 볶음밥이라는 의미를 담을 수 있었던 같다. 중국 양저우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중국식 볶음밥이 탄생했다고 전해지는데 기름에 볶아 만든 음식으로 어떤 식재료를 조화로우면서도 느끼하지 않게 섞는 것에서 맛의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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