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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4. 2020

코로나 일상

집을 꾸미고 정리해보는 시간 

이맘때쯤이 되면 음식점에 가서 가을철에 나오는 전어나 대하를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이제는 집에서 먹는 것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집에 같이 있을 수 있는 사람과 같이 제철 해산물을 먹으면서 조금 더 화목한 일상을 보내게 만들고 있다. 대전에서는 오정동 농수산물시장에서는 제철 생선이나 과일을 살 수가 있는데 이날은 1kg에 80,000 정도 하는 큰 전복과 유난히 더웠던 올해 여름도 지나가고, 아침, 저녁 선선한 바람 속에서 가을이 시작되는 처서에 맛이 좋다는 대하를 구매했다. 

큰 게 좋은 것이라는 지인의 지론에 따라 해산물은 항상 큰 것을 사는 편이다. 위드 코로나 시대(with corona 時代)는 코로나 19의 장기화에 따른 코로나 19를 예방하며 일상생활을 해야 하는 시기를 뜻한다. 한국말로는 코로나 일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전복은 찜과 버터구이를 같이 해서 먹었다. 찜은 물이 없이 찌는 것이라는 말을 처음 듣고 그냥 했는데 냄비가 탔다. 원래 냄비가 타야 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자주 해 먹으면 냄비는 사용하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닌가. 아무튼 전복 두 마리는 적당하게  버터를 바르고 오븐에 넣어서 180도에 예열을 한 다음 15분 정도를 다시 구워주었다. 

큰 새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대하는 9월에서 12월이 제철이다. 살이 많고 고단백 저지방 식품인데 특히 머리 쪽을 잘 구워서 먹으면 맛이 더 좋다. 이제 먹거리를 어떻게 찾아 먹어야 될지 지방자치단체들이 고민해야 할 때다. 가을철 대표 수산물 먹거리인 대하와 전국 제일의 맛을 자랑하는 토굴 새우젓과 광천김 등 축제가 유명한 홍성도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얼음 속에 넣어놔서 그런지 굽는 내내 조용하게 있었다. 식당에서  먹으면 보통 파닥파닥 거리는 것을 바로 넣기에 살짝 마음에 불편함이 있었는데 마음만큼은 편했다. 대하는 몸이 투명하고 윤기가 나는 것과 껍질이 단단한 것이 좋다.  대하를 제대로 먹는 사람은 머리만 먹는다고 하니 머리를 떼어버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하며, 머리를 바삭하게 구우면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전복찜도 먹음직스럽게 잘 익었다. 솔직히 30대 이전까지 전복을 먹어본 기억이 없다. 양식 덕분에 가격이 많이 내려갔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복은 고급 해산물이었다고 하지만 너무 못 먹어본 것도 사실이다. 

전복을 좋아한 소동파는 전복 중에서도 맛있기로는 발해만에서 잡히는 전복이 으뜸이라고 했는데 발해만은 바로 한반도의 서해를 말한다. 코로나 일상이 많은 것을 바꾸고 있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가을 맛을 보고 이제 어떻게 일상을 보내야 할지 노선 전환을 하고 있다. 어차피 코로나 일상이 지속되겠지만 24절기의 열다섯째 절기로 이때쯤이면 밤 기온이 내려가고, 풀잎에 이슬이 맺혀 가을 기운이 완연해지는 백로가 오면 좀 조용해지지 않을까. 좀 모이지좀 말고 가장 소중한 사람 몇명과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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