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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7. 2020

매원마을의 연꽃

매화가 떨어져 있는 지형의 마을

매화꽃과 연꽃 중 어떤 것이 더 아름다울까. 연꽃은 충분히 눈을 차고 넘음에 있고 매화꽃은 겨울을 깨고 열리는 꽃이어서 희망을 상상하게 만든다. 매화 중에서도 백매는 봄꽃 중에서 가장 먼저 피는 하얀 꽃이다. 흰색은 고요하고 안정되며 인고의 색으로 수도자의 꽃이기도 한다. 그 매화의 모습을 하고 있는 마을이 칠곡에 있다. 칠곡 매원마을은 매화 낙지형(매화가 떨어진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칠곡군의 꽃이 매화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가 2년 전인 1595년(선조 27년)에 이곳에 광주 이 씨가 입촌하면서 집성촌을 이루었다. 1900년대 초까지 400여 호가 살았으며 고택의 수도 그 많은 가구만큼 있었지만 한국전쟁 때 대부분 소실되고 지금은 매화마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의 가구수가 남아 있다. 

지역마다 배롱나무에 피는 꽃은 그 시기를 달리하여 핀다. 100일 동안 피기에 전국의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다. 한 그루의 나무에서 한꺼번에 피는 것 같지만 시간을 두고 피기에 지는 꽃도 있고 피는 꽃도 있다. 

6,25 때 소실된 광주 이 씨 박곡 종택(대사헌을 지낸 이원록의 집 )은 안채가 12칸, 사랑채가 8칸, 광채가 3칸, 대문채가 5칸, 중문채와 사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불천위를 모시고 있으며 용산제 귀후제 관수제 아산제 등 많은 제실과 고택이 남아 있다. 

마당이 넓은 것이 좋기는 한데 관리하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 

매원마을 앞에는 연지가 있는데 핀 연꽃이 아름답다. 마을은  매화의 6 꽃잎처럼 뒤로는 용두봉 동쪽은 장원봉 서쪽은 자고산과 산두봉의 반월형(반달 모양) 남쪽은 금무산과 안산이 원형을 이루고 있다.

마을 옆으로 연꽃이 피어있는 연지가 쭉 줄서서 있는 모습은 많지가 않다. 

매화 모양의 마을 속에 핀 연꽃이다. 매화는 천엽이 단엽만 못하고 홍매가 백매만 못하며 반드시 백매 중에 꽃떨기가 크고 근대가 거꾸로 된 것을 골라 심어야 한다고 다산 정약용은 말하기도 했었다. 다산 정약용도 어지간한 글쟁이었던 사람이었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작고 무한한 현재만이 존재하는데 그 속에서 우리의 삶이 존재한다. 낮에는 봉우리를 활짝 열고 저녁이 되면 봉우리를 천천히 닫는 것이 연꽃의 모습이다. 

매원마을에는 비교적 최근에 지은 한옥들도 보인다.  여러 곳에서 배롱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배롱나무를 많이 사랑하는 듯하다. 배롱나무 꽃필 적에 칠곡의 매원마을을 가면 배롱나무와 연꽃과 매화의 느낌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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