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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1. 2020

단군사묘 (檀君祠廟)

1,000년 고찰이었던 조령산 흥천사

한반도에 내려오는 상고사가 심각하게 왜곡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였다. 일제강점기에 한반도의 역사를 짧게 만들고 고대국가의 성립을 늦었다는 것을 식민사관으로 만들기 위해 상고사는 마치 전설처럼 치부되게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고조선을 아주 먼 이야기라던가 존재하지 않은 우리 역사처럼 생각한다. 삼국유사에서 단군은 처음으로 등장한다. 부여의 영고(迎鼓), 삼한의 계음(契飮)과 솟대[蘇塗], 고구려의 동맹(東盟), 신라의 일월제(日月祭), 발해의 보본단(報本壇), 고려의 팔관제와 연등제등은 모두 단군의 이야기와 연결이 되어 있다. 

한국에 있는 사찰 중에 단군사묘가 있는 곳이 있다. 논산 개태사, 괴산 흥천사, 부천 향림사 등이 대표적인데 괴산 조령산 자락의 흥천사는 1,000년 고찰이었던 곳이라고 하지만 화마에 휩싸이고 새롭게 지어진 것이다. 

한국에 남아 있는 단군 사묘는 46곳이라고 한다. 단군사묘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종교단체에서 단군을 신앙대상으로 하여 세운 것이며, 다른 하나는 사회단체나 개인 그리고 무속숭신 단체에서 세운 것이다.

조령산 흥천사 입구에는 어사 박문수 친필이 돌에 새겨 있고 돌 뒤쪽에는 일본군의 딱총 자국이 현재까지 남아있다. 조령산을 두고 문경과 괴산이 갈라진다. 산을 넘으면 옛 신라와 백제 땅으로 나누어지는 곳에서 백두산 줄기를 타고 백두대간 조령산을 내려오면 그곳에 흥천사가 있었던 것이다.  이곳에서 간절한 소원을 빌면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사찰은 크지도 작지도 않은 규모지만 어딘가 동남아의 사찰분위기가 묻어 나온다. 괴산 원풍리라는 행정지명에도 불구하고 괴산 사람들은 여전히 이곳을 ‘옛(古) 사찰(寺) 마을’이라 하여 ‘고사리’라 부르고 있다. 


이 부근 마을에서 살아보지 않았기에 잘은 모르겠지만 이곳 분들은 흥천사에 남다른 애정이 있다고 한다. 무언가 이웃 같은 느낌의 사찰이랄까. 그래서 이곳 스님은 지역사회에 많은 기여를 하기 위해 연중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데 특히 코로나 19로 힘든 시기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듯하다. 

현재의 단군사묘는 대개 묘각(廟閣)으로 되어 있지만, 굴(窟)·축단(築壇)·탑비(塔碑)·조상(彫像) 등으로 이루어진 것도 있다. 한국에서는 신화적인 관점으로 보는 역사학계와 역사 속에서 조명을 해야 한다고 말하는 역사학계가 대립을 하고 있다. 

단군이 처음 나라를 열었다고 하는 10월 3일 개천절과 단군이 승천했다고 하는 3월 15일 어천절(御天節)의 양대 제향을 주로 하는데 결국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이고 그 속에 홍익인간이라는 개념처럼 널리 인간 세계를 이롭게 하는 것이 지향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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