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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2. 2020

클린&안심 문경

생활 속으로 들어가 본 문경새재

사람이 있는 곳은 다 위험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모이는 것에 대해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고 모두들 경계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역사를 돌이켜보면 인간이 만드는 생활환경이 종종 질병 발생으로 이어진다. 중세에 수많은 사람을 죽인 흑사병은 도시나 마을을 중심으로 퍼졌는데 이는 도심에 만연한 쥐를 숙주로 했으며 로마 공화국에서 유행했던 말라리아는 강을 따라 이탈라이의 늪에서 발병을 하였다. 

문경에서도 안쪽으로 들어와 있는 이곳 문경새재도 코로나 19와 관련된 문구가 눈에 뜨인다. 클린하고 안심한 환경이라는 문구가 반가운 요즘이다. 장기적으로 기후 변화는 다양한 질병 서식지에 영향을 미쳐 질병이 세계적으로 퍼져 나갈 위험성을 품고 있다. 문경에서 유명하다는 사과도 미래에는 만나볼 수 없을 수도 있다. 

삶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생활 속 거리두기를 하면 결국 어느 정도 잠잠해질 텐데 하던 것의 패턴에서 벗어나기가 그렇게 싫은지 모르겠다. 무엇이 중요한데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요즘이다. 

문경새재의 입구의 아리랑비가 말해주듯이 현재 문경새재아리랑은 우리나라 아리랑 대중화의 선두에 서 있음을 학계에서도 인정하는 등 문경새재가 ‘아리랑 고개’ 임을 증명하는데 기초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문경새재아리랑 가사 147수를 채록하고, 문경만세아리랑 6수 창작, 가네코후미코아리랑 4수 창작, 문경사투리아리랑 5수 창작, 문경의병아리랑 15수 창작, 문경찻사발아리랑 20수 창작, 청운각아리랑 5수 창작, 탄광아리랑 4수 창작 등 문경새재아리랑의 원형 보존되고 있다. 

10년 후인 2030년이 되면 여름 북극의 바다에서 얼음을 볼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적도 기후 지역은 넓어지고 고산 지역의 빙하가 사라지는 해가 될 것이다. 

임진왜란 때 조선시대 충청도의 한강 유역과 경상도의 낙동강 유역을 가르는 주된 도로인 이곳을 지켰다면 조금 더 오래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당시 영남 내륙을 지나 올라오는 왜군과 맞선 신립 장군은 새재를 버리고 충주 달천에서 배수진을 쳤지만 크게 패하고 탄금대에서 투신했다. 

새재의 험한 산길 끝이 없는 길 (嶺路崎山虛苦不窮)

벼랑길 오솔길로 겨우겨우 지나가네 (危橋側棧細相通)

차가운 바람은 솔숲을 흔드는데 (長風馬立松聲裏)

길손들 종일토록 돌길을 오가네 (盡日行人石氣中)

시내도 언덕도 하얗게 얼었는데 (幽澗結氷厓共白)

눈 덮인 칡덩굴엔 마른 잎 붙어 있네 (老藤經雪葉猶紅)

마침내 똑바로 새재를 벗어나니 (到頭正出林界)

서울 쪽 하늘엔 초승달이 걸렸네 (西望京華月似弓)

- 겨울날 서울 가는 길에 새재를 넘으며 (다산 정약용)

주흘산과 조령산의 다양한 식생과 옛길 주변의 계곡과 폭포, 수림터널 등 매우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남아 있는 것은 계곡 주변에 음식점에서 물을 내보내지 않는 것도 있지만 문경시에서 환경관리를 적극적으로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새들도 쉬어간다는 문경새재는 괴산의 연풍에서 지척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서울에서 충주와 수안보 온천 지대를 지나 30여 리를 가면 만나는 곳이 충청도 괴산 연풍(延豊)이 있다. 문경새재와 연풍은 복음의 연결 통로였지만, 한편으로는 박해자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던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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