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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13. 2020

정미소의 변신

부여의 구교 정미소 카페

쌀이 귀했던 시절 시장에 나가 쌀을 팔아온다는 것이 일상인 시절이 있었다. 물론 필자는 그 시대와 아주 머~언 시절을 살았었다. 요즘에도 지역마다 가보면 오래전에 활용되었던 정미소 한 곳쯤은 남아 있다. 정미소는 대부분 규모가 있었기 때문에 재활용하여 카페 등으로 변신하면 개방감과 근대의 느낌이 같이 묻어 있어서 좋다.

부여군 부여읍 구교리라는 마을은 평탄한 지역으로 이루어진 마을로 보통 백마강으로 알려진 금강이 지나가는 곳으로 백제시대에는 왕궁의 영역이었으며 조선시대에는 나루터로 활성화된 곳이라고 한다. 구드레라고 불리던 지역이 빙고리, 학서리의 일부를 병합하여 구교리가 되었다고 한다. 조각공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구교 정미소 카페가 자리하고 있다.

곡식의 껍질을 벗겨 내는 일을 도정이라고 하는데  벼 · 보리 등 곡식들의 껍질을 벗겨 내 먹을 수 있도록 만드는 곳이 정미소이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정미소는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일본을 대표하는 사케가 바로 도정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래된 물건들도 있지만 천장의 트러스트 구조에 사용되는 나무는 대부분 새롭게 올려진 것들이다.

카페로 변신하기 전에는 이런 옛날의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데 지금은 협동조합이 운영하면서 지역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정미소의 옛날 모습과 정미소에서 필요했었던 각종 장비와 함께 볏짚들이 보인다. 도정의 정도는 벼의 경우 현미 · 5분 도미 · 7분 도미 · 백미로 등급을 구분하는데 많이 깎을수록 비쌀 수밖에 없다. 많이 깎은 쌀로 만든 술은 그렇게 달다고 한다.

우리의 농경문화가 남겨져 있는 공간이다. 청양의 미래유산인 근대문화유산으로 인식,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무정면 주민들의 쉼터 및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청양군은 활용사업을 통해 주민들의 쉼터, 친목과 화합을 다지는 교류공간은 물론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함으로써 면민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소득증대 사업과도 연계시키는 시킬 수가 있다.

이곳 카페에서 음료를 하나 주문해보았다. 요즘에는 안에서 마시는 것보다는 주문해서 이동하면서 마시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초가집, 기와집 등 다양한 형태의 집들이 있고, 들쑥날쑥 높고 낮은 돌담들이 골목을 이루고 있는 곳에 다 뜯긴 벽과 녹슨 양철 지붕 사이로 구교 정미소는 벼를 본격적으로 수확하는 10월에  북적거렸던 곳이었다가 이제는 부여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쉼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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