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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22. 2016

싸이보그 그녀

한국인 감독이 만든 작품

싸이보그 그녀라는 영화 초반부까지 일본의 감성이라기보다 한국의 감성이 담겨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일본 영화를 보면 이런 느낌이 없었는데 이 영화 조금 독특하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서 찾아보니 영화에서 출연하는 배우들은 모두 일본인들이지만 감독은 한국인이었다. 제작이라던가 작품에 영향을 미친 사람들은 일본 사람들이겠지만 한국적인 색채가 묻어 있다. 


최근의 혼자가 일상화된 일본 청년세대들처럼 생일을 축하해 주는 사람조차 아무도 없는 쓸쓸한 생활을 보내던 대학생 지로의 20세 생일에 미모의 여자가 등장한다. 이름도 없는 그녀는 원피스로 갈아입고 돈도 지불하지 않은 채 백화점을 나와 버린다. 지로가 식사를 하던 레스토랑에 그녀가 나타나게 되고 지로는 갑자기 나타난 그녀와 생일을 함께 보내게 된다. 



한국 역시 묻지 마 범죄가 사회문제로 부각된 적이 있다. 일본 역시 자신들의 불만이나 사회문제를 불특정 다수에게 행하는 것이 문제가  된 지 오래되었다. 지로는 여자친구도 없이 살아가던 어느 날 총을 가지고 온 남자에게 총알세례를 맞고 평생을 장애인으로 살아간다. 지로는 죽기 얼마 전에 로또에 당첨이 되고 자신의 돈을 모두 자신을 지키는 여자 로봇을  개발하는 데 사용한다. 그리고 그 여자 로봇을 자신을 지키기 위해 과거로 보낸다. 


싸이보그 그녀에 등장하는 여자는 현실에서 만나기 힘든 캐릭터다. 문명이  고도화될수록 남자는 여자에 비해 강자가 아니다. 육체적으로 강자라고 볼 수 있지만 문명사회는 육체적인 능력보다는 정신적인 능력이 중요시된다. 가부장적인 유교문화라고 떠들어대지만 그건 조선 후기  1~2백 년간 왜곡되어버린 역사의 산물일 뿐이다. 사실 유교를 받아들이기로 했던 3~4세기부터 조선 중반까지 여자와 남자는 평등한 관계였다. 육체적으로도 강하고 정신적으로도 남자를 넘어서는 그녀는 완벽한 여성상이다. 

일본 영화이니까 덮어놓고 선입견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일본 영화니까 이런 콘셉트가 가능하다는 식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감독은 한국사람이다. 전체적인 플롯 구성은 나쁘지 않다. 미래와 현재의 연결이 무척 단순하다. 복잡할 것도 없고 오히려 명쾌해 보인다. 이영화는 어떤 면에서 보면 선입견을 다루고 있다. 사람은 겪어봐야 알 수 있다. 어떤 이성과의 기억이 누군가에게 주입된다면 어떻게 될까. 그 달콤함과 쌉싸르한 느낌이 그대로 전이되는 것이다. 


미래의 내가 과거의 나를 위해 이상형의 여자를 보내준다는 이런 이야기... 달달함은 조금 부족하더라도 인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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