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맛집

금왕읍 응천면의 코스모스

다른 색깔의 어린 왕자를 그린 책을 읽고 장미꽃의 허전함을 채워보고자 동네 꽃집으로 달려갔다. 처음 보는 꽃집 종업원이 필자를 반겼다.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시들지 않는 장미꽃에 대해 알려주고 정성스럽게 장미꽃을 포장해서 주었다. 가을에 맛집을 찾아가듯이 찾아가 본 금왕읍 응천면에는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있었다. 가을의 구성 회화를 그리듯이 계절과 함께 호흡해온 꽃의 정체성을 자연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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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조상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워왔다. 계절의 변화와 해와 달과 별의 위치를 통해 사냥 시기와 씨앗은 어느 날 때쯤 뿌리고 익은 곡식을 언제쯤 거둬야 할지 알았다. 이제 본격적으로 겨울이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입동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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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맛집과 같은 응천면에서 코스모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다. 사람들은 하늘의 여러 천체들이 모두 인간의 삶에 적지 않은 삶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생각했다. 해와 달이 계절의 오고 감을 알려주는데 행성들도 우리의 삶의 영향을 미치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그렇게 미래를 추측해보는 점성술은 시작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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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왕읍에는 형형색색의 코스모스가 지천에 피어 있는데 색이 유달리 진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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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도 들고 낙엽도 지는 것은 당연해 보였던 것들이 변화하는 것을 보는 것은 정서적 공간이 넓어지는 것이라고 한다. 찬 바람이 불고 낙엽 지는 늦가을이 되면 우수에 젖어 우울과 상실감에 빠지기 쉬울 수도 있지만 나태주의 시를 읽으면서 마음을 다독여보는 것도 좋다.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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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변화를 의미하고 겨울에 대한 준비를 생각하는 계절이기도 하다. 클럽 가는 것으로 생각하는 고대 켈트 족의 삼하인(Samhain) 축일에 기초한 핼러윈(Halloween) 축제나 이슬람교에서 1년 중 가장 성스럽게 여기는 달인 라마단(Ramadan)은 이 시기에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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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추석은 조용하게 지나갔지만 전 세계가 가을은 모두 중요한 의미로 받아들인다. 미국인들은 무엇보다도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이야말로 가을을 대표하는 축제라고 여기는데 올해는 핼러윈을 비롯하여 조용하게 지나갈 예정이라고 한다. 함께하는 것도 좋지만 혼자 즐겨도 좋은 가을의 색을 마음껏 만끽해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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