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상향도 숲길
이문세의 노래 가사에 등장하는 붉게 물든 노을과 같은 색감이 있는 여행지가 통영에 있다. 이곳은 통영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지만 마을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있는 곳이다. 통영에 자리한 경상대학교에서 안쪽으로 더 들어오면 나오는 작은 섬인 상향도와 중항도다. 중항도는 개인의 섬인지 몰라도 안쪽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닫혀 있었다. 중항도 정도의 크기의 섬이 있다면 꾸며가는 재미가 있는 개인 섬처럼 잘 구성해도 좋을 듯하다.
우리의 유전자 속에는 많은 정보들이 담겨 있다. 웃는 방법이나 재채기를 하는 기술, 효과적인 걷기 방법 등은 이미 몸에 내재가 되어 있다. 붉게 물든 노을을 보고 있으면 태양의 광구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고온의 상층 대기층인 코로나를 연상케 한다. 지구는 태양의 주위를 돌면서 매일 250만 킬로미터를 이동한다. 우리는 짧게 보는 것 같지만 엄청난 속도로 이동을 하면서 태양의 붉은색이 채우고 있는 것을 보는 것이다.
상향도라는 섬을 지나서 가면 중항도가 나오는데 이 길을 넘어가면 수국작가촌이 나온다. 수국작가촌은 조그마한 섬으로 예술가들의 왕래가 있는 곳이라고 한다. 테라스에서는 아름다운 저녁 노을과 푸른 바다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시인들의 시가 전시되어 있는데 인적 없는 외로운 무인도이며 하늘과 바다와 바람이 잘 어우러진 곳이다.
하늘에 제대로 붉은 노을이 깃들면서 마치 어디에서 불이라도 난 것처럼 보인다. 사람이 잠에서 깨어나면 대뇌 피질에서는 수많은 번쩍이는 점들의 바다로 서서히 변해간다고 한다. 마치 점들의 빛이 아름다운 군무를 만들듯이 아름다운 현상을 그려낸다고 한다.
이제 안쪽으로 걸어서 갈 수 있는 길을 찾아본다. 상항도 숲길에서 국치마을까지 돌아볼 수 있는 길로 20여분이면 돌아볼 수 있는 길이다.
사람의 뇌는 정말 신비하다고 한다. 자연은 수많은 신경망을 연결해놓았을 뿐인데 의식 작용이 가능하다. 단지 뉴런들이 연결됨으로써 생각의 세계는 만들어져 간다. 이렇게 훌륭한 뇌를 가지고 많은 것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남도의 푸른 섬이면서 외섬이라고 불리는 이 섬을 어떤 시인은 바람이 쓸어도 쓸어도 더는 쓸려 나지 않는 곳에 고절한 절벽의 섬이 있고 내일이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두고 갈 세월이며 먼 내일을 생각하게끔 한다.
저 건너편에 있는 수국도는 물의 섬이며 통영시 인평동에 자리한 두 개의 무인도 섬으로 예전에는 물이 빠지면 걸어서 갈 수 있었으나 지금은 다리가 있어 섬 내외의 출입이 자유롭지만 차량을 들어갈 수 없다.
붉게 물든 노을을 바라보면서 잠시 하루의 고단함을 뒤로해본다. 이문세의 붉은 노을을 양희은이 부르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보니까 잘 어울리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곳은 90년대 문인들의 창작학교 등이 개설되고 조용히 창작활동을 해왔으며 문화부로부터 수국작가촌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직접 와서 보니 창작활동을 하기에 딱 좋은 분위기와 색감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