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Nov 04. 2020

가을여자

맑고 편안한 카페

아름다운 단풍이 들고 익은 곡식을 수확하고 아름다운 색깔의 나무들이 길가에서 마치 패션쇼라도 보여주기 위해 가을 맵시를 뽐내고 있었다. 자세히 바라보면 어떻게 나무마다 선연하게 단풍색이 다른지 신기하기까지 하다. 가을여자의 뒷모습은 아마도 긴 머리를 풀어 내리고 검은색 톤의 재킷을 입고 계절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모습이 아닐까. 

조용하면서도 한적하고 청안만의 풍광을 만나보기 위해 같은 이름의 카페를 찾아가 보기로 했다. 주변에는 어떤 건물도 보이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이곳과 잘 어울리는 디테일이 있었다. 

모든 것에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려우면서도 명확하다. 어릴 때만 하더라도 카페라는 말이 익숙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프랑스어에서 차용한 영어의 카페(café)는 '커피'라는 뜻의 터키어 kahve에서 유래하는 공간은 어디서나 볼 수가 있다.  

17세기 중반 이후 200년 동안 런던을 중심으로 번성한 유럽의 유명한 카페들은 새로운 소식과 정견 등을 나눌 수 있었는데 이로 인해 민주화를 앞당겼다고 한다. 대화와 소통의 기술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본질이기도 하다. 

몸이 건강해질 것 같은 차를 주문해보았다. 가을향기가 물씬 풍겨 나는 국화차와 얼그레이를 마셔본다. 국화차는 직접 따온 국화에서 우려내며 얼그레이는 티백으로 우려서 내어주는 곳이다. 

차를 주문하고 앉아서 창밖을 보니 괴산의 목가적 풍광이 펼쳐진다. 여행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어떤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경험치는 달라진다. 

국화는 매화, 난초,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四君子)이며, 고결함을 상징하는데  우리 몸에 좋은 비타민A, 비타민B1, 콜린, 아데닌 등의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불면증 개선, 우울증 개선, 피로 해소, 피부미용, 숙취해소 등이 있어서 그런지 몰라도 이른 아침에 일어나게 되었다. 

“풍열 감기로 열이 높고 땀이 약간 나는 경우 국화를 먹게 한다. 국화를 오랫동안 복용하면 혈기에 좋고 몸을 가볍게 하며 쉽게 늙지 않게 도와준다. 또한 위장을 편안하게 하고 오장을 돕고 사지를 고르게 한다” 동의보감 

우리 민족은 원래 물을 사랑하는 민족이었다. 예로부터 다양한 차 문화를 이루어왔는데 요즘에  많이 먹는 탄산음료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 아름답고 건강한 음료이기도 하다. 

11월에 들어서니 부쩍 추워졌다. 계획에 의해 길이 만들어지기는 하지만 때론 창밖의 불규칙적인 길처럼 지름길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공원이나 잔디밭 등에 난 샛길은 그곳의 최초 설계자가 배려심의 부족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마음의 샛길보다 소통의 대로가 필요할 때가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차의 카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