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짝에서 먹어본 경양식
우아하게 한 끼 식사를 하면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여유 있는 커피 한 잔을 생각하면 프랑스나 이탈리아가 연상된다. 그렇지만 그런 분위기의 식사는 이제 내년 이후로 미룰 수밖에 없을 듯하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인해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식당이 문을 닫거나 시간이 제한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했는데 어떤 나라는 내년 2월까지 이 조치를 그대로 유지한다고 한다. 프랑스에서 유래된 최초의 레스토랑 경영자는 1765년 파리에서 수프 판매점을 했던 A. 블랑자로 알려져 있다.
유달리 바빴던 하루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오래간만에 음성의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이곳을 처음 찾아간 것이 3년이 지났으니 참 오래간만이었지만 안주 인분께서는 한눈에 알아보셨다. 처음 볼 때보다 살도 많이 빠지고 얼굴이 훨씬 좋아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로는 레스타우란테(restaurante), 이탈리아어로는 리스토란테(ristorante), 스웨덴어로는 레스토랑(restaurang)등 모두 같은 의미로 고급진 음식을 대중적으로 먹을 수 있는 식당이다.
하루가 바쁘다 보면 한 끼의 식사를 처음 하는 것이 점심을 훌쩍 지날 때도 있다. 먹고살자고 하는 것인데 먹는 것이 뒤로 미루어질 때가 생각보다 많다. 우아하게 경양식을 먹고 싶었지만 후식까지 포함해서 30여분이나 걸렸을까. 후다닥 먹고 나오는데 왜 이리 빨리 가냐고 물어보았다.
음식이 준비되는 동안 인테리어로 만들어놓은 다양한 소품들을 바라보았다. 이 레스토랑은 정감 있는 공간, 친절한 주인장, 고급 맥주, 맛있는 음식의 기본 요소가 결합된 곳이다. 원래는 식사시간이 긴 것이 유럽 스타일인데 아무리 봐도 필자는 유럽 스타일은 아닌 모양이다.
물 한잔과 함께 포크, 나이프가 나왔다. 물을 마시고 잠시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를 즐겨본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유럽같이 식당이 모두 문을 닫는 경우까지 가지 않은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해야 할 듯하다. 확산세가 다시 수그러들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람이 모이는 것을 자제해야 할 때이다.
이런 돈가스를 경양식이라고 부른다. 수제로 만든 돈가스에 밥 약간과 전채요리, 과일이 한 플레이트에 나오는 형식이다. 따로 나오는 곳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한 번에 이렇게 나오는 것도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그릇이나 볼등 이쁜 것에 관심이 가면서 약간 가격대가 있는 것을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주문하고 있다.
배가 고팠던지 깨끗하게 비우고 잠시 밖으로 나와서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곳을 처음 왔을 때보다 두 배쯤 바빠진 듯하다. 모과나무 밑에서 한 여인이 떨어지는 모과를 받을 것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우아한 고급식당들이 이제는 보다 작은 공간의 친밀한 분위기에서 정해진 메뉴를 가지고 전문성과 신용을 높이는 방향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이때에 또 한 번의 변화가 있을 예정이다. 분명히 새로운 기회는 만들어진다. 최근에는 음성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활용하여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감곡의 복숭아, 음성의 고추, 음성인삼 등은 고향의 맛이기도 하다. 추억의 맛과 함께 오래도록 음성만의 레스토랑 가치를 가지길 바라며 무척 반갑게 맞아준 것에 감사히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