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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0. 2020

천렵(川獵)

매운탕으로 유명한 옥천

어릴 때 나름 도시에서 좋게 말하면 무소유의 없는 삶을 살았기에 시골 등에서 여름철에 한다는 놀이를 해본 기억은 없다. 여름철에 사람들이 냇물이나 강가에 그물을 치고 고기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 먹는 것을 천렵이라고 보통 생각한다. 자연스럽게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서 끓여먹는 매운탕이 연상된다. 바닷가에서 살았던 사람은 드 넓은 바다를 보면서 놀았지만 옥천과 같은 내륙지방에서는 냇가에서 먹거리를 찾았다. 

매운탕을 먹어본 것도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살짝 비릿한 느낌의 생선국수보다는 어죽을 좋아하고 가시를 잘 바르지 못하고 입안에서 꺼끌 거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뭉텅뭉텅 들어간 메기나 빠가 매운탕을 선호한다. 오래간만에 매운탕을 먹기 위해 옥천의 한 음식점을 찾았다. 

처음 끓일 때는 국물이 담백하지만 끓이면 끓일수록 국물이 진해지면서 걸쭉하게 되어 제맛이 나는 것이 매운탕의 매력이다. 물고기를 토막 쳐서 넣고 내장 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과 머리를 넣고 푹 끓이면 되는데 매운탕을 끓이는 데는 민물고기나 바닷물고기 어느 것을 써도 좋지만 맛으로 따지면 메기·쏘가리·동자개 등이 들어간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바다에 가서 먹는 것과 내륙에서 먹는 반찬은 차이가 좀 있는데 나물 종류가 많이 나오는 것이 육지이고 해산물이 많이 나오는 것이 바다에 면한 음식점의 특징이다. 

자연에서 생으로 먹고 살아가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나는 자연인이다가 있다. 그 방송을 보면 두 편중에 하나는 꼭 민물고기를 사용해서 음식을 먹는 것이 나온다. 밥도 조금은 독특하게 만들어서 먹는다. 

이 음식점은 민물고기를 적당하게 토막을 내어 그 육수에 쌀, 국수, 수제비, 들깻가루, 파, 마늘, 고추장, 고춧가루와 대청호에서 잡은 새뱅이(민물새우)를 넣어서 내놓는다. 투망, 반두로 잡은 물고기를 매운탕이나 어죽을 쑤어먹고 미역 감던 천렵(川獵, 내천 잡을렵)의 계절이 내년에 오면 맛이 더 깊어질까. 초겨울 문턱에서 뜨끈한 매운탕 한 그릇으로 코로나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슬러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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