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미 (別味)

음성의 묵 비빔밥

유독 입맛 없는 날이면 입맛을 살려주는 시원한 면요리나 손쉽게 해 먹을 수 있는 별미가 생각이 난다. 지역마다 색다른 맛을 내는 별미가 있는데 요즘에는 많이 대중화되었지만 아직도 지역을 가야 먹을 수 있는 별미도 있다.  제철 식재료는 영양 성분과 맛이 가장 좋고, 가격 또한 저렴해서 알뜰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계절마다 맛볼 수 있는 음식도 있다. 

묵은 충청북도나 대전 등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의 식재료다. 옥천 같은 곳은 밥을 묵에 말아먹는 묵밥이 유명하며 묵으로만 된 식사도 있다. 묵을 넣고 비벼먹는 묵 비빔밥도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다. 이처럼 제 각각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느끼는 원초적인 즐거움이 있다. ‘먹는 재미’이다.  진주나 안동의 헛제삿밥처럼 간장을 넣고 비벼먹어도 별미인데 이곳의 양념은 고추장이 아닌 간장 베이스다. 

도토리묵 비빔밥은 든든한 식사이기도 하다. 여름에는 시원하게 식히고, 겨울에는 뜨끈하게 데운 멸치육수에 탱글탱글한 묵을 넣고 밥을 말아먹으면 수분과 허기를 동시에 채울 수 있지만 때론 비빔밥이라는 별미도 괜찮다. 도토리묵 비빔밥을 비롯해서 계절마다 나오는 야채와 고춧가루를 넣어서 무친 도로리묵무침도 내놓는 곳이다. 

밥을 넣고 비벼서 먹으면 이런 비주얼이 만들어진다. 도토리는 선사시대 유적에서 발견되었을 정도로 인간과는 매우 역사가 깊은 음식으로 도토리 속에 함유되어 있는 아콘산은 유해물질을 흡수, 배출시키는데 탁월한 작용을 하는데 지방흡수를 억제해주고 배변을 촉진시켜주는 타닌(tannin)이라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묵밥이 아쉬운 사람들이라면 약간의 묵과 육수, 김치가 나오니 이렇게 말아먹어보아도 좋다. 비빔밥 양념장에 원기 회복과 면역력 증진 그리고 자양 강장에 도움이 되는 새싹삼을 넣어준다면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보약이 따로 필요지 않을까. 묵밥에서 맛의 핵심은 묵뿐만이 아니라 김치도 맛이 좋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