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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0. 2020

희망의 철로

직원 없는 옥천의 지탄역

앞으로의 운수를 알려줄 점괘를 수건이 가리고 있는 형국은 점괘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근거가 아무것도 없지만 앞날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살아간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실직과 비대면 등으로 인해 20대 여성의 자살이 늘었다고 한다. 질병에 대한 면역력이 중요하듯이 삶에 대한 면역력도 중요하다. 질병에 대한 면역력은 외부에서 넣어줄 수도 있고 내부에서 자연스럽게 생겨날 수도 있지만 삶에 대한 면역은 스스로 생성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기차를 이용해 보지 않은 것이 벌써 2년 가까이 되는 듯하다. 작년에도 이용할 기회가 없었지만 올해는 코로나 19로 인해 이용해 보지 못했다. 보통은 기차역에는 직원이 있는 것이 일반적인데 직원이 없이 운영되는 역도 있다. 옥천의 지탄역과 같은 곳도 그런 곳이다. 

이 마을의 이름은 중 삼마을인데 주변에 인삼을 많이 재하고 있어서 그렇게 붙여진 것인가란 생각을 해본다. 인삼을 재배하는 곳이 적지가 않은 곳이다. 

충청북도 옥천군 이원면 지탄리에 위치한 경부선의 철도역인 지탄역(Jitan station, 池灘驛)은 여객 수요가 감소하면서 2007년 6월에 여객 취급이 중지되었지만, 주변의 지탄리 주민과 영동군 심천면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여  무인 간이역으로 운영하기로 하여 여객 취급을 재개하였다. 2020년 기준 무궁화호가 상·하행 1회씩 정차하고 있다.

삶이란 이렇게 한 명의 사람도 없을 때와 사람과 사람이 있을 때가 반복되는 연속이 아닐까. 몇 시에 이곳에서 정차하는지 모르겠지만 참 한적한 느낌의 간이역이다. 

일본에 자리한 지방의 역들은 이런 분위기의 역들이 적지 않다. 지탄역은 일본 돗토리현 와카사선에 있는 무인역인 하야부사역과 자매결연하였다고 한다. 하야부사는 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큰 배기량의 오토바이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모여드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직원이 이곳에서 상주하지는 않지만 직원이 들르는 모양이다. 달력이 제 달에 맞춰서 걸려 있었다. 

지탄역에서 보낸 시간처럼 요즘에는 모든 것이 멈추어 있는 느낌이다. 주변 상황이 시끄럽고 정신이 없을 때는 우선 뛰는 것보다는 한 발 뒤에서 바라보는 것이 좋다. 열차가 언제 올진 모르지만 잠시 의자에 앉아서 기찻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2010년대 초반에 우리나라의 지탄역과 같은 무인역이 해외의 무인역과 자매결연을 맺고 국제교류활동에 나선 것은 100년이 넘는 한국철도 역사상 처음이었다고 한다. 희망이라고 하면 성취하고 나면 없어지기도 하지만 적어도 선하고 미래에 있는 것으로 소중하게 생각된다. 다른 사람이 원하는 물질적인 것이 아닌 자신만의 희망을 품는 것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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