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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2. 2020

치유의 메커니즘

눈 내린 음성 용산리 저수지

평소에는 질병이나 전염병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몸이 예전 같지 않을 때 신경을 쓰기는 하지만 대부분 일상에서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올해만큼은 그 양상이 많이 달라졌다. 우리 몸이 아플 때 배출되는 면역체계의 분자들이 장소와 공간에 대한 기억을 형성하는 능력을 변화시킨다고 한다. 질병과 건강이 명사라면 치유는 동사라고 볼 수 있다. 치유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한다. 

겨울에 즐길 수 있는 다이내믹한 레포츠도 좋지만 올해는 그냥 조용하게 겨울을 만나기에 좋은 때다. 치유는 신체를 균형 잡힌 상태로 회복시키는 것으로 우리는 잘 모르지만 늘 진행 중이다. 

음성을 수없이 와봤지만 용산리 저수지에 눈이 내린 것을 본 기억이 없었다. 용산리 저수지의 위로 내린 눈과 살짝 얼은 살얼음 위로 눈이 쌓여 겨울에만 볼 수 있는 풍광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제는 전국에 있는 식당들도 여러 사람이 모이는 것보다는 소수로 모이는 것을 1월 3일까지 하기를 권하고 있다. 물론 같이 먹을 때 더 오래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만 식사시간이 좀 짧아져도 감내해야 할 듯하다. 

용산리 저수지 위의 하얀색 설경이 남다른 감정을 부여하듯이 우리가 주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빛과 어두움의 정도, 온도와 접촉 등은 감각을 통해 뇌로 들어가 뇌의 감정중추들을 작동시켜 다양한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을 배출하게 한다. 

요즘 몸이 무겁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올 한 해를 마무리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향으로 생각하고 모색해보고 있다. 그리고 가끔 이런 자연 속의 설경이나 풍광을 보면서 잠시 뇌에 휴식시간을 준다. 우리 눈의 망막세포 중 간상체는 명암에만 반응하고 추상체는 빛의 서로 다른 파장들, 색에 반응한다. 

자주 보고 걸었던 공간이라도 조금이라도 달라지게 되면 뇌가 다르게 반응한다고 한다. 사물의 조각들, 서로 대비되는 선과 윤곽들을 보면서 하나의 전체로 맞추는 것이 시각피질이다. 

용산리 저수지는 무장애 나눔길이 조성이 되어 있는데 용산리 저수지를 한 바퀴 돌아보는 길은 약 1.5km가 안돼서 가볍게 돌아볼 수 있다. 저수지 국도변에는 음성 가섭정이라는 활터가 있는데 코로나 19에 따라 임시휴관이며 2021년 초반까지 유지될 듯하다.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하려던 일도 못할 때가 있다. 세상에는 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적응해가다가 보면 좋은 일도 생기고 길이 열리기도 한다. 용산리 저수지 주변으로는 버드나무, 둘레길 밖에 있는 산에는 낙엽활엽수(굴참나무,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등)들이 분포하고, 계곡에는 남쪽에 산이 있어 그늘이 지는 곳은 음수인 낙엽송, 구상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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