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산 삶은 희망보다 낭떠러지가 가깝다.
포탈과 뉴스에서 현실과 괴리가 있는 돈 이야기가 넘쳐난다. 많은 곳을 돌아다니는 편이라서 지역의 유명한 관광지나 백화점을 스쳐 지나가기도 하는데 사람이 적지 않은 것을 볼 때가 있다. 바야흐로 빈부의 양극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제 지푸라기라도 잡으려는 사람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만 같다. 불편한 진실을 대면해야 될 듯하다. 사채 빚에 시달리며 한 탕을 꿈꾸는 태영, 새 인생을 살기 위해 남의 것을 탐하는 연희, 빚 때문에 가정이 무너진 미란 등 모두 지푸라기가 필요한 사람들이다. 악한 사람들은 없지만 상황이 악한 사람들을 만들어낸다.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을 보면 그 사람의 천성을 알 수 있다.
영화는 마치 블랙코미디 같다. 가진 것 하나 없지만 번듯한 삶을 꿈꾸는 허세 쩌든 사람들이 물고 물려 돌아간다. 영화 속에서 정우성은 답답하고 멍청하긴 한데 뭔가 인간적이다. 돈이라는 것은 참 묘한 존재다. 사람을 사람답지 않게 만드는 것도 돈이고 사람답게 보이게 하는 것도 돈이다.
오래전에 건물과 사업의 현금흐름이라던가 수입, 지출, 자산, 부채 등을 분석하는 사업타당성 분석을 몇 년간 했었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현금흐름 즉 Cash Flow라고 본다. 모든 문제는 거기서 생긴다. 이율과 수익창출과 미래에 들어온 수입에 대한 냉정한 분석 없이는 미래가 없는데 영화 속 주인공들은 말 그대로 막사는 캐릭터들이다. 한 방... 노리고 살다가 한 방에 간다.
영화는 돈에 매몰되면 결국 짐승이 되는 이야기다. 돈은 생명이 없는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 다니며 살아 있는 생명체 같아 보일 때가 있다.
인생 마지막 기회인 거액의 돈 가방 앞에서 발현되는 그들의 욕망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언제든지 마주할 수 있는 이야기다. 평범했던 인간들이 1개의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서서히 짐승으로 변해가는 날 것 같은 모습과, 인간의 양면적인 본능 속에 불쾌한 듯 불쾌하지 않은 그런 영화랄까. 돈은 사람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마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