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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8. 2021

따뜻한 온기

삽교호 호수공원의 쉬어가는 곳

올해가 유독 춥게 느껴지는 것은 삶의 온기가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우리 말로는 '안개'라는 뜻은 안팎에서 안에 해당하는 내와 강이나 내에 조수가 드나드는 포를 합친 단어인 내포가 된다. 충청도의 서북부지역을 고려시대부터 내포라고 불렀다. 강물과 바다가 교차하는 갯벌은 생명의 보고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다양한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지금 생명에 대한 가치를 조금 더 생각해보라고 자연은 이야기하고 있다. 충청도의 서북부에 자리한 삽교호를 찾았다. 이곳은 사람과 자연이 만나 어울리고 머무르다 쉬어 가는 곳이라고 한다. 

급작스럽게 내려간 기온으로 인해서 삽교호 전체가 얼어버려서 마치 하얀 세상으로 변해버린 것만 같아 보인다. 삽교호방조제에서 삽교호 호수공원과 새들 쉼터, 소들 쉼터와 저 건너편에는 무명섬이 보이는 곳이다. 새들은 새롭게 생긴 들이라는 뜻으로 백제 때 신평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담수호인 삽교호가 만들어진 것인 1979년이니 벌서 4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저수량이 8,400만 톤에 이르고 넓은 평야에 물을 공급하는 목적과 만성적인 자연재해를 방지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전에 왔을 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삽교호 관광단지를 주로 돌아보았는데 코로나 19에 탁 트인 곳으로 나와 보았다. 

편의시설과 여름에 물놀이장, 공원시설, 산책로 등이 잘 갖추어진 곳이다. 겨울의 매서움 때문인지 몰라도 사람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삽교천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내포 불교의 흔적들이 있다. 용장천과 당진천 사이에 언덕에 있었던 여행객 안녕 기원 도량으로 당진 채운동 사지가 있다. 사람이나 새나 쉬어갈 곳이 필요한 법이다. 

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진 이곳은 삽교호 생태를 체험하고 자연과 소통하면서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공간이다. 안으로 보면 녹색 풍경이 있고 밖으로 보면 푸른 물길이 보인다. 삽교호는 삽교천·곡교천·무한천 유역의 농경지에 관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새들을 따라 걷는 데크길을 걸어본다. 이곳을 채우는 주요 지류로는 청양군 화성면에서 발원하는 무한천(無限川), 천안시 광덕면에서 발원하는 곡교천(曲橋川), 당진시 면천면에서 발원하는 남원천(南院川) 등이 있다. 몸은 춥지만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풍경이다. 

면역체계는 조건화된 자극이나 학습된 자극에 학습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길을 찾을 때 랜드마크와 기준선 두 가지를 모두 이용한다. 걸으면서 물체들을 지각하고 순차적 기억을 남기는데 어떤 것들을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움직여야 받아 들 수 있다. 

삽교호 호수공원에는 다양한 형태의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는 랜드마크의 형태로 명확하게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것이다. 흰 눈이 소복하게 쌓인 삽교호의 풍광은 잠시 복잡한 생각을 지워주고 다시 가볍게 만들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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