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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8. 2021

요장 투어

문경 주흘요

예술이나 공예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생각하는 것은 돈에 대한 불가근불가원이다. 돈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영리를 추구하다 보면 결국 도공의 길을 벗어나게 된다. 초심을 잃어버리고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는 없다. 돈이라는 것은 참 묘한 존재다. 하나의 인격체 같으면서도 쉽게 마음을 바꾸기도 하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좋은 친구도 된다. 그래서 마음을 닦는 수양이 매번 필요하다. 때론 문경에 자리한 요장들을 찾아가 보면 마음이 평온해지기도 한다. 

문경에는 찻사발이나 도자기를 만드는 요장들이 많은데 이곳에 자리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는다. 1980년대 후반 탄광산업이 쇠퇴한 후 침체에 빠졌던 문경에 90년대 후반부터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 도공들이 자기 빛깔을 낸 것이다. 

옛 전통가마 기법을 이용해 만든 도자기의 ‘한국적 미’를 감상하고 찾는 사람에게 가치를 보여준다. 한국적 미를 완성하려는 이들의 열정은 가스 연료를 쓰는 개량형 가마보다는 전통 장작 가마를 선호한다고 한다. 

가스 가마는 성공률이 90% 이상인 반면 장작불을 이용한 전통가마는 도자기 위치에 따라 가열 온도가 달라 성공률은 고작 20∼30%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러 곳을 가보면 생각 외로 젊은 분들도 많이 문경에 요장을 차리고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었다. 

대대로 가업을 잇는 도공들도 있지만 전통 도자기의 매력에 빠져 문경을 ‘제2의 고향’으로 삼은 이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한다.

이곳 주흘요는 2019년의 명다기 품평대회에서 상을 수상하였다. 시상은 전체 대상을 비롯하여 다완(茶碗)과 다기(茶器) 부분으로 나누어 각 부분별 용상(龍賞), 봉상(鳳賞), 학상(鶴賞), 특선(特選), 입선(入選) 작을 선정하는데 주흘요는 학상을 수상하였다고 한다. 

학상 이상 입상자는 한국차인연합회 차인들이 선정하는 ‘대한민국 茶器名人’ 후보 자격을 부여받고, 입상작은 한국차인연합회 상설전시관에 전시되게 된다. 

작가가 안에 있을 때는 이렇게 간단한 요기거리와 차를 한 잔 마셔볼 수 있다. 필자가 내린 차가 아니어서 그런지 몰라도 차 맛이 좋다. 세상에 가장 맛있는 음식은 내가 하지 않은 것이라는 말을 다시 상기해본다. 아니다. 어머니가 한 음식은 제외해본다. 

우연으로 찾아갔다가 여러 작품을 감상하였다. 자기 색깔이 분명하고 작품에 대한 철처함으로  茶人들에게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있다는 주흘요의 작가는 처음 보기에는 투박하다고 생각되지만,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간다. '주흘요'는 도예의 도시 '문경'을 대표하며 숨 쉬는 다기, 그릇 안쪽의 매화 문양이 특징인 매화 잔이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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