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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8. 2021

실치잡이

장고항의 실치잡이 드러먹이배 

아직은 실치가 제철은 아니지만 장고 항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은 바로 실치다. 실치를 먹고 나서야 장고항의 풍광이 어떤지 보게 되었는데 너무나 작고 투명하지만 담백한 맛과 바다의 내음이 물씬 묻어나는 그런 묘한 매력이 있었다. 장고항은 인천 제물까지 뱃길이 이어졌던 곳으로 일제강점기에 많은 호황을 누린 곳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실치를 잡기 위해 무동력선인 드러먹이배가 서해바다를 휘젔기도 했었다. 

실치는 흰베도라치의 새끼로 주로 우리나라 서해와 남해에 서식한다. 베도라치는 깊은 바닷속 돌 틈에 숨어 살다가 12월경 알을 낳는데 1월쯤 실치가 알을 깨고 나와 조류를 타고 연안으로 이동해 2~3개월 동안 성장하는데 이때  당진 9味 중 하나인 실치회가 봄철 입맛을 돋아주는 별미를 맛볼 수 있다. 

장고항 혹은 장고마을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드러먹이배를 재현해두었다. 장고항에서는 주로 갓 잡은 실치에 오이, 당근, 배, 깻잎, 미나리 같은 야채와 고추장 양념을 넣고 금방 무쳐낸 실치회 무침을 먹는데 쌉쌀하며 고소하다. 실치는 회와 뱅어포 외에도 전, 된장국이나 아욱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해 먹을 수 있고 제철에 구매한 실치를 냉동 보관했다가 활용해보는 것도 좋다. 

코로나 19로 인해 모든 것이 경직되었다. 장고항에서는 말린 박대와 굴비가 지금 한창이다. 가자미목 참서대과의 바닷물고기로 식성이 육식인 박대는 식재료로 사용할 때에는 말려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며, 구이로 먹는 경우가 많다. 

어촌 뉴딜 300 사업은 어촌과 어항 현대화를 통해 해양관광을 활성화하고 재생과 혁신성장을 견인하기 위해 해수부가 해안에 위치한 전국의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한 사업인데 수산자원 산란·서식장 조성사업 선정으로 당진시는 석문면 장고항 앞 해역에 200ha 규모의 주꾸미·갑오징어 산란 서식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장고항으로 가는 길목에는 없던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다. 마치 떠 있는 섬 같은 곳에 상록수만이 살고 있다. 포구 경관이 마치 장구와 같이 아름답다고 하여 장고항이라 부르고 있는데 봄부터 가을까지 바다 낚시인들이 즐겨 찾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뇌는 가까이에 있는 물건과 멀리 있는 물건을 다른 방식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가까이에 있는 물체들은 물체로 인식하고 멀리 있는 섬이나 수평선 같은 것을 풍경으로 인식한다. 계속해서 수평선을 살펴보며 눈에 띄는 것을 찾는다. 저 멀리에 있는 섬 같은 것을 보면서 주목하고 풍경을 전체로 바라본다. 아름다운 경치나 바다 같은 풍경을 볼 때 엔도르핀이 분피되는 경로의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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