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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9. 2021

젊은 장인

하늘재와 성주봉 아래 성주요(聖主窯)

보통 장인이라고 하면 나이가 지긋하게 드신 분들이나 대를 이어 기술을 전수받는 3대, 4대 같은 이미지를 생각한다. 요즘에는 대를 잇거나 오랫동안 그 일에 종사하지 않았어도 도자를 굽는 젊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문경에도 자리 잡고 있는 젊은 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집을 짓고 가마를 만들고 작품을 보여주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지 않냐는 물음에 하나씩 준비하였다고 한다. 

성주요가 자리한 이곳은 사람들이 치성을 드리는 봉우리라 하여 붙여진 성주풀이의 성주봉아래 하늘재와 이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문경에는 각양각색의 요장들이 참 많이 있다. 장인들마다 개성이 다른만큼 도자기의 모습도 개성이 넘친다. 그렇지만 자극적이지 않으며 고유한 아름다움이 묻어 있다. 

젊은 장인이니만큼 그럴듯한 미술관은 없지만 자신만의 작품을 전시해두는 공간은 만들어두었다. 개인적으로는 사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자신만의 작품을 전시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책과 도자기를 전시해두었으면 하는 맘이다. 

유약을 바르지 않은 자연유 다기는 마치 중국의 자사호처럼 높은 온도에서 보이차를 다스리기에 적합하게 빚었다고 하는데 다른 곳보다 동남아나 중국의 물건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이곳은 편백나무와 함께 자연을 닮은 인테리어로 만들어두었다. 

인테리어가 잘 조성된 공간을 보니 자꾸 집의 인테리어를 바꾸고 싶어 진다.  본인의 철학을 담은 색다른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직접 손으로 만든 것에 대한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의 제품들의 미래는 대량 생산하는 제품들과 고부가가치의 제품으로 양분이 될 듯하다. 젊은 에너지로 흙의 본질적인 색상과 장작불이 주는 다양한 변화를 전통의 한국적 기법과 소재를 현재적으로 재발견하고 한국적인 조형미를 연구하는 데 집중했다고 한다. 

차를 한 잔 마셔보기 위해서는 이 정도는 갖추어두어야 한다. 무척 손이 많이 가기는 하지만 차와 찻사발에 대한 일종의 의식과 같은 것이라고 할까. 

집에 있으면 좋을만한 탐나는 것들도 보여서 물었더니 여행을 가서 사 온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꿈을 담은 '업'(業)을 직업으로 선택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삶을 꿈꾸는 것이다. 오늘의 장인들은 자신의 직업을 사랑하고, 진심을 다해 일하고 있다. 작든 크든 자신이 만든 값진 결과에 만족하는 삶을 살면서 자신의 이름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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