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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0. 2016

삶의 마지노선

완벽한 인생이란 없다. 

누군가와 협상을 한다던가 막다른 길에 이르렀을 때 흔히 빗대어 말하는 단어가 있다. 여기까지가 마지노선이라는 단어다. 버틸 수 있는 마지막 한계점이라는 의미의 마지노선은 전쟁을 대비하는 장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에게 심각하게 타격을 입었던 프랑스는 라인강을 따라 동부 국경을 따라 무척이나 긴 요새선을 쌓게 된다. 


당시 이 요새선을 쌓은 책임자는 마지노(A Maginot) 장군으로 독일에 대해 강경론자였다. 1927년에 시작된 공사는 9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1936년에 완공이 되었다. 요새선의 총 길이는 무려 750km로 한국과 북한을 가로지르는 휴전선보다 훨씬 길다. 벨기에 북서부에서 남동부 스위스 국경에까지 이른 마지노선은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까지 난공불략의 요새라고 생각되어졌다. 


그러나 막상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독일 기갑사단이 마지노선을 우회하여 벨기에 요새선을 공격하면서 마지노선은 무너져버렸다. 예상하지 못했던 아르덴 삼림지역으로 진군한 독일 기갑사단은 단 6주 만에 파리를 점령해버린다. 1932년에 세상을 떠난 마지노 장군은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다. 


인생에서 수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그중에 좋지 않은 경험은 사람으로 하여금 대책을 세우게 만든다. 즉 자신만의 마지노선을 쌓게 되는 것이다. 그 마지노 선은 삶의 불확실성에서 기인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겉으로 보면 완벽해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허술하기 그지없다. 그러다 보니 어떤 사람은 아무런 시도를 하지 않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자신이 지금 처한 상황이나 하고 있는 일을 오늘 하루, 한 달을 살기 위한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것이다. 삶의 방향성이 없다 보니 어제와 같은 오늘, 오늘과 같은 내일이 계속 반복이 된다. 


인생의 불안함은 계속 마지노선을 쌓게 만든다. 나 자신에 대해 확신을 하지 못하니 스펙을 쌓고 미래를 확신할 수 없으니 돈을 모아둔다. 즉 스펙에 대한 마지노선이나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는 마지노선을 쌓는다. 그런데 확신이 없는 마지노선은 생각보다 허술하다. 완벽하리라고 생각했던 마지노선은 의외의 복병에 의해 무너진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쌓아왔던 스펙은 경험을 강조하는 사회변화에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사람마다 삶의 색깔은 모두 다르다.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내지 못하게 되면 결국 불안한 마지노선을 쌓는 결과를 낳게 된다. 완벽한 요새라는 마지노선을 쌓았던 프랑스군은 리소스가 없었던 것도 아니다. 마지노 요새 안에는 온전한 36개의 프랑스 육군 사단이 있었고 독일에 항복할 때 뜨지도 않았던 전투기가 4,268대에 달했다. 


삶은 완벽할 수 없다. 완벽한 마지노선은 있을 수 없으며 그런 것을 만들려다 보면 한정되어 있는 시간과 리소스를 낭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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