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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9. 2021

노래미매운탕

적당하게 맵고 적당하게 먹기 좋은...

인생에서 재미는 어떤 것에서 찾아야 할까. 의식주가 갖추어지고 난 후에는 무언가에 대한 강렬한 목적의식이 필요한 때가 있다. 음식의 조화처럼 사람의 인생에도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가 섞여서 만들어질 때 균형이 생긴다. 문득 노래미가 먹고 싶어 져서 수산시장에서 회를 떠 왔는데 매운탕은 직접 끓이고 싶어 졌다. 누군가를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보다도 가치 있는 일이다. 

할 일도 딱히 없고 하고 싶은 일도 없는 날 음식을 만드는 것은 그나마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매운탕을 위해 재료를 사 왔는데 확실히 농산물의 가격이 많이 올라간 것이 느껴졌다. 두배쯤 오른 것 같은데 그런 거 신경 쓰지 않고 살아가는 편이라 식재료를 준비했다. 회를 뜨고 남은 노래미의 머리는 확실히 생동감이 있게 보였다. 

노래미는 피를 빼놓기 위해서 물에 담가서 한 시간 정도 둔 듯하다. 개인적으로는 바다 물고기보다 민물고기의 흙냄새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누군가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게 아닌가. 

호박도 조그마한 것이 마트에서 2천 원에 가까운 값을 자랑하고 있었다. 파값이야 많이 올랐다는 것은 미디어 등에서 체감하고 있으니 굳이 언급은 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적당한 양의 된장과 죽염, 고춧가루와 양념을 넣고 한 번에 끓여준다. 매운탕은 양념만 잘 만들 수 있으면 음식을 하기가 무척 편하다. 

잘 끓여낸 후 용기에 담아보았다. 이맘때의 어종이라고 하면 노래미, 도다리, 볼락 등인데 매운탕으로 사용할 어종으로는 볼락이 더 괜찮아 보인다. 도다리는 쑥 하고 같이 넣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러고 보니 노래미 쑥국도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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