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감성

하동 금오산에 피어난 벚꽃의 향연

감성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를 것이다. 어떤 사람은 꽃을 보아도 아무런 느낌이 없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길가에 핀 풀꽃 하나에 미세한 감정의 결을 느낄 수도 있다. 흐드러지게 피어난 연분홍에 가까운 색감의 벚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한다. 우연하게 하동의 금오산에서 때맞춰 군무처럼 피어난 벚꽃의 향연을 제대로 만나볼 수 있었다. 평일이라 사람이 많지 않아서 마음 편하게 감상을 하면서 돌아볼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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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부는 소리에도 마음의 설렘이 있을 시간이 봄이기도 하다. 봄은 생명이 돋아나는 시기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유독 아름다운 꽃들이 피는 계절이기도 하다. 죽음이 가장 아름다운 이유는 다시 죽을 수 없기에 영원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벚꽃은 화르르 피었다가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듯이 벚꽃비가 되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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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금오산이라는 산으로 하동에서 인기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을 두 어번 왔다 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벚꽃의 모든 것을 만나볼 수 있다. 벚꽃이 쏟아지듯이 내리는 것은 비극적인 것이 아니라 정화이며 마음을 씻어주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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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은 여러 등산코스가 잇는데 불당도 있으며 연대봉은 연꽃 열매처럼 생겼다 하여 이름이 붙여진 산이라고 한다. 가족 등산코스로 각광을 받는 이곳은 하동군의 동남쪽 해안 연안에 외연히 자리 잡은 산으로 웅장하지만 과장되지 않으며 유순하지만 연약하기만 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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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등산을 하려고 온 것이 아니니 벚꽃만을 보며 걸어본다. 사실 등산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기도 했다. 이곳에서 조금 더 가면 진교 전망대라는 곳이 나오는데 벚꽃이 양쪽으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가운데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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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의 이상향은 지금 현실세계처럼 존재하지 않지만 찾기 어려울 뿐 우리가 절대로 갈 수 없는 세상은 아니다. 원래 무릉도원에는 복숭아꽃이 피어 있는데 하동의 무릉도원에는 벚꽃이 피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낙원 같은 느낌이지만 현실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다행스럽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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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시간을 가지고 돌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인생이다. 이제 섬진강으로 내려가서 더 많은 벚꽃을 보고 싶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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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로만 보았을 때 홍매화나 복사꽃, 살구꽃에는 미치지 못하는 아름다움이지만 꽃나무가 군집을 이루고 있을 때는 그 모든 것이 하나로 보이며 색다른 느낌을 부여해준다. 하늘이 유달리 맑았던 날 벚꽃은 그렇게 스쳐 지나가듯이 기억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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