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나무가 어울리는 옛하동역길
우리는 직접 눈으로 보는 것만 믿으려는 경향이 있다. 만약 공을 던져서 땅에 떨어지는 것을 보면 중력 그 자체를 보는 것이 아니라 공의 움직임에서 중력의 존재를 추론하게 된다. 물론 물리학적으로 정확하게 계산도 가능하다. 많이 걸으면 다리가 무거워진다. 이런 때는 중력이 조금 더 가벼웠으면 하는 바람이 드는데 문득 생각해보니 몸무게가 늘었다는 사실을 간과했다.
이번 주말에 더 만개할 것 같은 하동 평사리공원의 벚꽃터널을 대충 이런 모습이다. 하늘이 벚꽃으로 모두 가려져 있는 듯한 모습이 펼쳐져 있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왔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벚꽃터널의 이곳은 원래 차도였는데 보행자 전용도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옛 하동역의 도로변으로는 버들나무가 심어져 있고 뒤편에는 얼마 자라지 않은 벚꽃이 심어져 있는데 10년만 지나면 이곳은 버들나무의 흐드러짐과 벚꽃의 화사함이 어우러진 명소가 될 수 있다. 10년이 지나고 나서 이곳을 찾아오면 어떤 모습이 될지 궁금해지는 공간이다.
이런 공간이 대도시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풍광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하동이기에 가능한 곳으로 하동의 중심 공간이며 휴식공간이기도 한 곳이다. 힘의 단위로는 보통 뉴턴(기호:N)이 많이 쓰이며, 지상에서 1kg 중은 약 10N으로 무게는 물체의 무거운 정도를 뜻하는 말인데, 이것은 곧 그 물체에 작용하는 중력의 크기이다. 몸무게가 늘기는 했다.
지금은 기차가 다니지는 않지만 천천히 움직이는 무언가가 있어도 좋지 않을까. 경제적 측면에서 철도교통은 새로운 산업을 유인하기도 하고 기존 공간을 재편성하거나 자본의 유입을 도모함으로써 판매시장을 확대하는 기능을 수행했는데 이렇게 관광자원으로 탈바꿈하기도 한다.
역시 벚꽃은 큰 나무에서 피는 것이 눈에 잘 뜨인다. 작은 벚꽃나무에서 피어난 벚꽃들도 있지만 잘 눈에 뜨이지 않는다. 홍매화는 작은 나무에서 피어도 눈에 금방 뜨이는데 말이다.
하동역은 이제 다른 곳으로 이전에서 이곳은 활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옛 건물을 활용하여 기차 카페라던가 다른 모습으로 재탄생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경전선 폐선 구간인 경남 하동군 하동읍 옛 하동역∼섬진철교 2.3㎞의 정호승 시인 길에 조각 예술작품과 시비(詩碑)가 설치될 예정이라고 한다. 양옆과 법면 등에 금목서·은목서·가시나무·대왕참나무·소나무·이팝나무 등 교목 1400여 그루와 계절별로 다양한 꽃을 피우는 초화류가 심겨 하동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