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의 바다를 보며 드라이브하기
뭐 예전 같지 여행이 마음 편하게 가는 것이 쉽지 않은 시기지만 얼마든지 방식의 변화를 통해 떠날 수는 있다. 여행을 방정식 혹은 수식으로 본다면 삶은 종속변수이며 변화를 일으키는 것은 독립변수라고 볼 수 있다. 종속변수는 독립변수의 영향을 받아 변화될 것으로 가정한 변수인데 독립변수는 종속변수 변화의 원인이 되는 변수다. 가장 접하기 쉬운 독립변수는 여행이 아닐까. 삶을 재미있게 만들어가는 것은 온전하게 본인의 몫이기도 하다. 어떤 삶의 방식을 선택할지도 본인이 결정하는 것이다.
통영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있었는데 벚꽃의 작은 가지를 하나 잡아서 귀에 꽂고 돌아다녀볼까라고 생각해보다가 포기를 해버렸다. 벚꽃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앞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벚꽃동산에서 좀 더 놀고 싶었지만 통영의 풍화리라는 지역을 드라이브로 돌아보고 싶어 졌다.
경남의 통영은 아름답기로 유명한 전형적인 공간이다. 통영을 크게 미륵도권, 욕지도권, 한산도권, 사량도권으로 나뉘어볼 수 있다. 미륵도권은 산양읍권과 풍화리권으로 다시 나뉘게 된다. 이곳 풍화리권은 오비도를 중심으로 갯벌이 발달한 곳으로 바지락, 개조개가 많이 서식하며 굴 양식을 많이 한다. 반면에 미륵도 동쪽 도남리와 영운리는 멍게 양식이 발달한 곳이다. 풍화리를 비롯하여 미륵도의 척포항이나 곤리도는 취미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풍화일주로를 지나 피어 있는 벚꽃도 보고 홍매화도 보고 오비도 선착장을 지나서 계속 가면 안으로 파고 들어간 곳에 산화초등학교 풍화 분교장이 나온다. 이곳은 안으로 들어가 있어서 배를 정박해놓은 것을 볼 수 있다. 아래 바닷물을 보니 맑아서 물고기들이 보인다.
이곳에 바다낚시를 하려는 사람들이 참 많은 모양이다. 대부분이 바다낚시를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배가 정박해 있었다. 어느 곳을 가도 삶이 잇고 문화가 있다. 필자야 어디를 가더라도 어지르지 않은 편이지만 굳이 사람들과 마주치려고도 하지 않는다. 바다와 해변은 낚시객과 캠핑객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이제 어느 정도의 규칙이나 배려가 필요할 듯하다. 청정구역에서 지내던 주민들이 이제 들어오는 사람들을 경계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머물다 보니 일회용 쓰레기가 크게 느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이곳 풍화리에 일주도로가 만들어진 것이 1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옛날에는 이곳까지 들어오기 위해서는 걸어서 들어오던지 바다의 일주도로를 돌며 바다의 풍광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중섭 선생은 통영에서 굉장히 행복했다고 한다. 가장 열정적으로 그린 시기에 바로 통영이 있었다. 이중섭의 전체 작품 중 80%가 통영에서 그린 그림이었다. 특히 유화는 통영이 절대적이었다고 한다. 당시 유화 물감이나 그림 도구를 구하지 못해 작은 종이에 스케치한 것들이 많은 것이 살 돈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은 민박들이 적지가 않은데 여름철에는 인근 바다에서 해수욕도 즐길 수 있고 옥상에 있는 야외 평상에서 바로 앞바다 전망을 즐기면서 고기도 구워 드실 수 있다고 한다. 바다의 물결이 잔잔한 이곳은 햇살이 비쳐 반짝이는 잔물결이 있고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불어오는 포근한 바람에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해 준다. 통영 앞바다에는 570개의 크고 작은 섬이 있다. 그중 유인도는 44개이고 나머지는 무인도다.
박경리와 같은 작가의 도시이며 이중섭과 같은 화가의 도시이기도 한 통영은 잔잔한 바다에 멀리 점점이 떠 있는 섬도 보이는 곳이다. 책을 쓰려면 이곳에 머물러야 하는가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여행의 방정식에서 좋은 독립변수로서 통영 여행만 한 곳이 있을까. 삶 속에 무언가를 넣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