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채밥

다양한 맛이 어우러진 그런 복합된 느낌

중국음식을 먹으려고 해도 배달보다는 직접 가서 먹는 것을 선호하는 이유는 가장 따뜻하고 먹기 좋을 때 먹는 것이 가장 맛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빨리 배달한다고 하더라도 그 맛을 살리기가 쉽지가 않다. 그래서 몸이 조금은 바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의 앱에서 몇 번의 클릭만으로 주문 가능한 세상에서 아날로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셈이다. 아니면 정말 먹고 싶은 것은 직접 만들어서 먹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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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찾은 한적한 곳의 중국집에서 주전자가 참 특이해 보였다. 원래는 한쪽 방향으로만 따르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인 주전자의 형태였는데 양쪽으로 따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낯설지만 실용적이었으며 기존의 선입관에서 달라진 느낌의 주전자가 변화를 의미하는 듯 보였다. 굳이 따르는 방향을 돌리지 않아도 따라서 마실 수 있으니 편리해 보이지만 기존의 주전자의 형태보다는 조금은 방정맞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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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중국집에서 잡채밥은 볶음밥보다 가격대가 있는 편이다. 잡채라는 것이 볶음밥의 재료보다는 손이 조금 더 많이 가고 식재료도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매일매일 식사를 하고 똑같은 과정을 거치게 된다. 어떻게 보바위를 굴려 산꼭대기에 올리려 애쓰나 다시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시시포스의 형벌'처럼 보이지만 그렇기에 새롭게 무언가를 먹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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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채밥도 어떤 의미에서 보면 볶음밥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 카오팟, 나시고랭, 캅사, 비리야니, 아로스, 차오판, 껌랑등은 모두 볶음밥의 다른 이름이다. 전 세계인들이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다. 서남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일부 지역도 고유한 볶음밥 문화를 가지고 있다. 이 음식점의 잡채밥은 다소 진한 양념을 한 당면 잡채를 얹는 대신 볶음밥은 미리 담백하고 간을 적당하게 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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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비벼서 먹기 시작했다. 계란이 반숙이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생각은 든다. 그냥 먹어보는 볶음밥이나 잡채밥이지만 선호하는 집도 제각각이다. 골고루 섞인 잡채 재료의 재료의 융합을 그윽한 불향과 소스가 잘 어우러진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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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잡채밥을 먹어보았다. 요즘 같은 시기에는 잘 먹고 잘 활동하는 것이 좋다. 몸이 건강하기 위해서는 잘 먹는 것도 필요하다. 하고 싶은 일이 많고 시도하고 싶은 것이 많을수록 맛있는 것을 먹어야 할 필요가 있다. 기름에 간장과 굴 소스를 살짝 볶은 다음 데친 당면과 야채·양파·당근·고기 같은 것이 어우러진 잡채밥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과 비슷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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