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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31. 2021

랜선 나들이

벚꽃이 만개한 계룡산 국립공원

벌써 4월에 들어서고 있다. 1년에 1/4이 지나가고 이제 중반으로 나아가고 있다. 시간을 아주 길게 사용하는 편이지만 올해는 일상의 패턴을 어떻게 찾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 벚꽃이야 내년에도 피겠지만 내년에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보게 될지는 예측하기가 쉽지가 않다. 다른 것이 있다면 벚꽃을 작년에는 아예 보지 않았는데 올해는 거리두기 속에 나들이를 하면서 볼 수 있었다. 

대전에서 가까운 곳으로 계룡산 국립공원의 벚꽃길은 용수천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가족이나 연인, 또는 친구들과 손잡고 소소한 얘기를 나누며 여유롭게 거닐기 좋은 곳이다. 현재 용수천 일대와 동학사로 들어가는 입구의 주변에 팝콘처럼 탐스럽게 핀 벚꽃이 절정을 향해가고 있었다.

이번 주말에는 이곳에 상당히 많은 차량이 몰려들 것을 직접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다. 항상 벚꽃이 만개되는 시기에 이곳은 항상 피해 가는 편이다. 대전의 유성의 나오는 길목부터 이곳까지 주차장을 방불케 하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잠깐의 벚꽃 나들이를 위해 상당히 많은 시간을 쓸 생각이 있다면 가보아도 좋다. 

목요일부터 비가 내린다고 하는데 비가 오고 나서 주말까지 벚꽃이 얼마나 유지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지금 계룡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벚꽃은 대부분 만개해서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의 발길을 부여잡고 있었다. 

계룡산의 계룡 팔경은 경치가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정감록(鄭鑑錄)에 피난지의 하나로 적혀 있는데 이를 믿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한때 신도안을 중심으로 수많은 신흥종교, 또는 유사종교들이 성하였던 때가 있었다. 산 이름은 주봉인 천황봉(天皇峯, 846.5m)에서 연천봉(連天峯, 739m)·삼불봉(三佛峯, 775m)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마치 닭 볏을 쓴 용의 모양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계룡산 국립공원을 알리는 비의 뒤에는 천연 암반이 자리하고 있는데 마치 계룡산의 작은 미니어처 같은 모습이다. 옛날에는 이곳으로 MT도 많이 왔었는데 지금은 코로나 19에 그런 분위기마저 모두 사라졌다. 

하루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도심에서 가까운 국립공원 방문객 수가 증가한 이유는 코로나 19 영향에 전국 단위로 산 찾는 사람은 줄어든 반면, 이동시간이 짧고 대규모 모임 없이 찾기 쉬운 도심권 산 방문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늘을 가릴 정도로 팝콘처럼 터진 벚꽃을 보고 있으니 그 숫자가 궁금해졌다. 통계학으로 본다면 알 수 있을 텐데 그게 뭐가 중요한가 싶기도 하다. 

동학사의 입구에는 데크공사가 한참 진행 중에 있는데 4월이면 모두 완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계룡산은 그저 평범한 산은 아니다. 산태극 수태극의 정기를 한 몸에 안고 있는 신비스러운 산으로 천재지변이나 전쟁이 일어나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계룡산의 한 봉우리인 문필봉은 풍수지리에서 산세가 말 그대로 붓끝처럼 생겼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 산의 기운을 받으면, 인재가 많이 배출된다고 한다. 모든 것을 다 가진듯한 그런 감성은 얼마나 많은 것을 보고 품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올해의 벚꽃 나들이는 이렇게 랜선 나들이하듯이 마무리해본다. 

올해 충남 공주시는 코로나 19 영향으로 올해 계룡산 벚꽃축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는데 축제는 취소됐지만 동학사 인근 벚꽃 군락지는 매년 수많은 상춘인파가 찾는 명소인 만큼 방문 자제 및 사회적 거리두기를 안내할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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