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Apr 09. 2021

튤립

동춘당에 피어난 매력적인 색

네덜란드에서 튤립 투자 광풍이 있었을 때  당시 구근 1개의 가격이 집 한 채 값에 달했었다.  튤립은 부유한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비싼 사치품이 되어 마치 귀족과 부유층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다.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영원한 가치는 존재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그 가치에 많은 의미를 부여한다. 튤립은 서늘한 곳에 있으면 꽃봉오리를 우아하게 다물고 단아한 모양새로 있지만 온도가 오르면 입을 벌린다. 튤립은 빨강, 주홍, 노랑의 원색이 가장 많이 보인다. 

4월의 동춘당공원은 벚꽃이 대부분 졌지만 튤립이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튤립의 원산지는 네덜란드가 아닌 터키로 튤립은 1593년에 '튤립의 아버지'라 불리는 네덜란드의 식물학자 클루시우스에 의해 네덜란드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된다. 

동춘당공원 어느 곳을 보더라도 튤립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쉽게 볼 수 있는 튤립이지만 튤립 투기 광풍이 있었을 때 투자한 많은 사람들이 파산에 이르면서 네덜란드는 경제공황에 빠지기도 했었다. 한국에도 튤립속으로 분류되었던 산자고(山慈姑)라는 꽃이 있다.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인 4월 대전 대덕구 동춘당공원에는 튤립이 활짝 펴 있었다. 대덕구는 동춘당공원의 콘셉트를 튤립 산책로로 조성해 두었다.  멋진 꽃이나 화려한 볼거리나 유명한 명소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동춘당 송준길이 이곳을 터전으로 살았을 때는 튤립이 없었겠지만 튤립은 귀족의 꽃이며 고귀함의 상징으로 오랜 시간 유럽에서 사랑받아왔다. 

세계 화훼시장에서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튤립은 생산량이 많아 가격도 싸고 기르기도 쉬워 원예 입문자에게 추천하는 꽃이다. 튤립의 어원은 라틴어 tulipa와 프랑스어 tulipan을 거쳐 영어로 받아들여서 Tulip이 되었다.

동춘당공원은 밤에도 고택과 조명, 튤립이 어우러져서 4월에도 좋은 느낌을 주는 공간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마당에 피어 있는 튤립을 보면서 봄이 왔음을 실감하고 있다. 

네덜란드에 전해져 내려오는 튤립에 대한 이야기는 예쁘고 마음씨 착한 처녀가 세 청년에게 구혼을 받게 되었는데, 지방 성주의 아들은 사랑의 정표로 왕관을 바쳤으며, 기사의 아들은 보검을 선물로, 부유한 상인의 아들은 보석상자를 선물했다고 한다. 이렇게 되니 처녀는 세 사람 중에 한 사람을 선택하면 다른 두 사람이 실망할까 봐 걱정되었으며, 그렇다고 그들의 청혼을 거절할 수 없었던 그녀는 꽃의 신에게 부탁해서 튤립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미오미(餘美五味)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