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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7. 2021

대청 산수문전(山水文塼)

평온한 하루의 일상을 그린 한 폭의 그림

대전이라는 지역도 백제의 고도는 아니었지만 영역에 포함되는 공간이었다. 백제인들은 산수, 연꽃, 구름, 봉황, 용, 도깨비를 소재로 다양한 문양전을 탄생시켰는데 이를 산수문전이라고 부른다. 산, 나무, 하늘과 물, 누각, 사람이 한 폭의 그림처럼 표현되어 있는 고대 산수화의 기원이라고 보고 있다. 사람이 사는 공간에는 산, 나무, 하늘, 물, 사람이 있다. 문득 찾아가 본 대청호의 풍경에서  하늘에 유려한 구름과 아래쪽에 물이 흐르고 있는 자연의 풍경이 보였다.

대청호의 전망대로 가기 전에 공원이 자리하고 있는데 이곳에는 꽃이랑 바위가 있는 암석식물원이 자리하고 있다. 자연은 의도한 것과 상관없이 때로는 간결하고 균형 잡힌 구도에서 나오는 편안함이 있다. 암석 식물원에는 다양한 식물이 자리하고 있는데 입구에는 우선 그라스원에서는 벼 및 사초과 식물인 수크령, 억새, 띠, 물대 등 10종 3,040본을 식재해두었다. 

우리가 어떤 대상 혹은 사물을 바라보면 그 사물이 반사하는 빛이 우리 눈의 망막세포에 떨어진다. 추상체는 빛의 서로 다른 파장들에 반응한다. 하나의 풍경을 바라볼 때 우리는 먼저 그 풍경의 전반적인 특징을 인식하고 풍경 안에 들어 있는 물체들의 유형에 따라 시선이 이동한다. 

암석원은 암석식물원을 시작으로 서편 잔디광장과 중앙에 중앙단지 광장, 동편 잔디광장, 다솜길 미로원, 숲 속 쉼터, 무궁화동산, 무장애 나눔길이 주변들 둘러서 이어져 있다. 조망 언덕에서 대청교를 이어서 해피로드를 한 바퀴 돌아보면 하루의 운동량으로 충분한 곳이다.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까이 있는 나무들은 물체로 인식하고 멀리 있는 산이나 지평 선등은 풍경으로 인식한다. 주변을 살펴보다 보면 특색 있는 사물, 달라 보이는 사물이 우리의 주의를 끌고 우리는 그것들에 주목하게 된다.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아름다운 경치나 노을, 숲 같은 풍경을 볼 때 엔도르핀이 분비되는 경로의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풍경에 색이나 깊이, 움직임이 더해지면 그 경로에 따라 더 많은 신경세포들이 활성화된다고 한다. 서편 잔디광장에 나와서  탁 트인 풍광을 바라보았다. 

걸어서 광장의 끝자락에 오니 12 지신상이 자리하고 있었다. 12 지신은 약사경(藥師經)을 외우는 불교인을 지키는 신장(神將)이다.  열두 방위(方位)에 맞추어서 호랑이·토끼·용·뱀·말·양·원숭이·닭·개·돼지·쥐·소 등의 얼굴 모습을 가지며 몸은 사람으로 표현된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십이신장(十二神將) 12마리의 동물 중 하나의 띠를 가지게 된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띠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안 들어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띠에 다라서 사람들의 성향이나 성격을 평가하기도 한다. 

대전과 주변지역의 젖줄이 되는 물이 담긴 대청호의 주변에는 산이 있다. 산은 세상의 축이자 초월의 상징이며,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이다. 산은 불변성의 성질을 지니지만 긴 흐름으로 보면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이 모든 과정은 안정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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