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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2. 2021

이국적인 풍경

갯벌체험마을에서 장포항까지

이국적인 풍경이라는 의미는 어떤 의미일까. 한국에서 보기 힘든 푸르른 하늘과 넓게 펼쳐진 백사장과 이국적인 모습의 사람들이 연상이 된다. 코로나 19에 해외로 나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요즘은 그런 풍광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국내의 곳곳을 가보지 못한 곳도 상당히 많다는 것을 들을 때가 있다. 심지어 지명을 이야기해도 어디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허다하다. 굳이 해외까지 나가지 않아도 가볼 만한 곳이 국내에는 많다. 

서천군 하면 생각나는 곳은 금강하구둑이나 신성리 갈대밭, 한산모시, 마량리 동백나무숲 등을 연상하는데 그곳외에도 해안가를 중심으로 날 좋을 때 가면 이국적인 모습의 바다를 만나볼 수 있다. 

갯벌체험마을에서 장포항까지 가는 길에 작은 섬처럼 보이는 곳이 보였다. 작지만 나름 섬의 형태를 가지고 있고 바위와 백사장도 가지고 있는 섬이다. 배를 타고 저곳까지 건너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자산어보가 있다. 정약용의 형제였던 정약전이 유배를 가서 겪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영화 자산어보는 흑산으로 유배된 후, 책 보다 바다가 궁금해진 학자 ‘정약전’과 바다를 벗어나 출셋길에 오르고 싶은 청년 어부 ‘창대’가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벗이 되어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책도 좋지만 자연과 같은 실체가 있는 이야기도 좋다. 

강원도에도 가본 적이 있지만 강원도와 서천의 바다는 다른 매력이 있다.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대청마루와 그 주변을 고즈넉하게 감싸고 있는 마을 풍경은 당대 민초들의 삶의 공간을 표현함과 동시에 그곳에 유배 온 조선시대 선비의 풍류가 이곳에도 어울려 보인다. 

다사항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할미섬 전망대라는 이정표를 보고 안쪽으로 걸어서 들어가 본다. 할미섬 전망대까지 갈 생각은 아니었지만 이국적인 풍광의 바다가 보고 싶어 졌다. 

외국과 다른 점은 바로 기나긴 갯벌이다. 갯벌이 이렇게 넓게 분포한 외국은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 드넓은 백사장은 볼 수 있지만 온갖 생물이 공존하고 있는 갯벌이 있는 곳이 서해안이다. 느릿느릿 해안길을 따라 펼쳐지는 나무와 바다와 섬을 보며 일부 코스만 걸어도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1814년 ‘정약전’이 ‘창대’의 도움을 받아 흑산도 연해에 서식하는 물고기와 해양 생물 등을 채집해 명칭, 형태, 분포, 실태 등을 기록한 서적 자산어보를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었지만 수많은 세월을 바다와 보낼 것이라고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다. 

외국을 못 나가는 대신에 저 멀리까지 열린 바다의 수평선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해본다. 바다의 물길이 안쪽까지 깊게 와 들어온 이곳에서 더 들어가면 충청남도 서천군 비인면 장포리 해안에 있는 섬인 할미섬이 나온다. 서천 철새 나그넷길을 따라 할미섬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썰물때면 섬까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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