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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4. 2021

법어 (法語)

진리를 보고 말하는 것은 어렵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자신이 하는 거짓말을 포장하고 정당화하려고 한다. 진리를 말하지 않는 사람을 상대하면서도 그러려니 하다 보면 역시 눈을 가리게 된다. 불교에서 법어란 진리를 그 내용으로 하는 말을 의미한다. 가장 잘 알려진 법어로 "山은 山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표현이다. ’山은 山, 물은 물’, 이것은 누구든지 보고 말할 수 있는 평범한 표현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통 잡념(雜念)에 갇혀서 살기 때문에 사물(事物)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된다. 잡념(雜念)을 끊고 마음의 눈을 뜨면 山은 山, 물은 물인 것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창원의 무량사라는 사찰은 창원시 의창구 북면 무릉산길 126에 자리한 곳으로 세계 최대의 백옥 불상이 자리한 곳이다. 최근 유형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조선 세조 때 설치됐던 간경도감에서 판각한 판본을 사용해 16세기에 인출한 불교 경전인 ‘창원 무량사 법어(法語)’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창원 무량사로 들어가는 입구의 사천상은 특이하게 목조로 만들어져 있다. 천수천안 관세음보살의 이름으로 단청·개금불사 점안식이 봉행된 이곳의 부처님 오신 날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진리와 가르침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부처님의 말씀 속에서 중생과 함께 어울리는 것은 법어의 기본 방향이기도 하다. 

우선 무량사의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다른 통로로 갈 수 있지만 사천왕문을 통해 들어가는 것이 사찰로 들어가는 기본적인 길이기도 하다. 

창원 무량사는 조용한 곳이다. 코로나 19에 사찰의 내부 건물로 들어오는 것은 제한이 있다는 플래카드가 눈에 뜨인다. 

탁 트인 풍광을 보여주는 무량사에서 유형문화재로 지정이 예고된 법어를 발행한 간경도감(刊經都監)은  고려 때 한역 정장(正藏)과 교장(敎藏)을 간행하기 위하여 설치한 대장도감(大藏都監)과 교장도감(敎藏都監)의 취지와 규모를 본뜬 것이다. 1461년(세조 7) 6월에 왕명으로 설치하여, 1471년(성종 2) 12월에 폐지하기까지 11년간 존속하였다.

현재까지 밝혀진 지방의 간경도감 분사로는 개성부·안동부·상주부·진주부·전주부·남원부 등이 있는 간경도감은 세조가 많은 사람들을 살생하면서 왕위에 오른 것을 속죄하는 의미도 있었다. 

오래된 불상들은 아니지만 전국에서 볼 수 있는 수많은 불상의 전형적인 모습을 볼 수 있다. 법어에서 말하는 것처럼 진리를 보고 말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 

백옥같이 하얀 불상의 모습에서 인자한 느낌을 받게 된다. 얼굴에서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주는데 법어를 전파해주는 것만 같았다. 

무량사에서 가장 오래되어 보이는 것은 법어를 제외하고 이 건물이다. 목재로 지어진 이 건물은 5월 부처님 오신 날의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는 것만 같다. 자연과 인류(人類)는 상생(相生)하는 존재 온 지구촌이 거년(去年)부터 코로나 질병으로 죽음의 공포와 고통 속에 빠졌는데 인간 우월적 사고(思考)라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인간이 자연을 훼손하고 생태계를 파괴한 당연한 결과라고 한다. 모두가 서로를 배려하고 山은 山이요, 물은 물이라는 말의 근본을 찾는 것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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