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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3. 2016

섬 사라진 사람들

페이크 무비 혹은 다큐?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 뇌리 속에 잊혔지만 한때 염전 노예 사건이 대한민국을 흔든 적이 있다. 지금도 어디선가에서는 그런 행태가 반복되고 있겠지만 누구도 관심을 가지지는 않고 있다. 섬 사라진 사람들은 과거 있었던 사건에 연쇄살인범을 적당하게 엮어서 만든 영화다. 영화 속에서는 사람들과 무관심 그리고 그릇된 공동체 의식 등을 다루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없이 그냥 좌판에 늘어놓듯이 촥 늘어놓고 끝낸 느낌이다. 영화가 열린 결말로 끝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만 한국 관객들은 이런 주제를 다룬 영화의 끝이 찜찜한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염전 노예 사건 제보를 받은 공정 뉴스 TV 기자 혜리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이 사건에 꽂혀서 카메라 기자 석훈을 데리고 사람이 얼마 살지 않는 섬으로 들어가게 된다. 지역적으로 고립된 곳일수록 폐쇄성은 상당한 편이다. 그들은 외지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그곳에서 혜리는 진실에 다가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단순히 인권유린 문제로 접근하던 혜리는 묘한 섬 분위기를 느끼며 사건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는 것을 조금씩 느낀다. 



겉에서 보면 농촌 인심이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상당수의 농촌사람들의 인심은 생각만큼 좋지 않다. 외지인이 와서 돈 쓰는 것을 좋아할지는 몰라도 그들 사회에 섞여 들어가는 것은 배제하는 경향이 강하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섬 역시 경찰이 있기는 하지만 경찰 역시 그들과 함께 사는 공동체의 일원일 뿐이다. 경감쯤만 되더라도 해당 지자체에서 돌아가면서 근무하기 때문에 유착관계가 생기기 힘들지만 경위 이하급의 경찰들은 별다른 문제가 없는 이상 토박이로 근무하기 때문에 크리티컬 한 것만 아니면 그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편이다. 


인권유린의 문제제기를 하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가 싶더니 갑자기 파헤치려는 자와 감추려는 자의 대립으로 방향을 틀어버린 감독의 의도가 무엇인지는 알겠지만 매끄럽지는 않다. 사이코패스인 듯 아닌 듯.. 세상을 등지려는 듯 아닌 듯.. 염전 주인도 사이코패스 같은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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