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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2. 2016

날 보러 와요

정신보건법 제24조 1, 2항

한국은 정신병에 대해서는 OECD에 속해 있는 다른 국가들보다 상당히 보수적인 자세를 취하는 나라다. 일반 생활을 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 하더라도 검진을 받은 이력이 있다면 우선 색안경을 쓰고 본다. 현대인들은 사실 크고 작은 정신병을 조금씩 가지고 있다. 정신적으로 완벽한 사람이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완벽해 보이려고 하는 것 자체 역시 정신병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정신보건법 제24조 1, 2항에 따르면 친족 보호자 2명과 전문의 한 명의 동의를 얻으면 특정인을 병원에 집어넣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전문의가 이해관계자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문제가 생긴다. 가족이라고 해서 모두 가족이 아니다. 돈이 얽히면 가족이라고 할지라도 가족관계를 끊기도 하고 심각할 경우 칼부림이 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법적으로 누군가를 확실하게 가둘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관계도 소원해진 데다가 경제적인 이득까지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걸 도와줄 업체와 병원은 손 닿을 곳에 있다. 

날 보러 와요에서 수아는 누군가에 의해서 정신병원에 갇힌 역할로 나온다. 아버지에 의해서 억울하게 갇힌 수아는 철저하게 피해자처럼 보인다. 정신병원을 책임지는 장 원장과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 모두 정상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시사프로의 주인공이었지만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져 버린 남수는 자신의 복귀를 위해 이 문제를 파고 들어간다. 

영화는 현재의 문제를 짚긴 했지만 그것을 제대로 풀지는 못한 것 같다. 영화의 성격상 극과 극의 캐릭터로 장 원장과 수아를 두고 경찰서장 강병주는 모호함으로 채색했다. 남수가 사건을 파헤치는 과정 역시 클리어하지 못하고 그냥 수아의 손에 놀아나는 그런 역할에만 머문다. 시사프로를 만드는 사람이 마치 짝퉁 형사처럼 구는 느낌이다. 

사회 고발극이라고 보이게는 아쉽게 마무리 지었고 반전 또한 어설펐던 것 같다. 영화 곳곳의 설정은 과도했고 이상윤은 겉으로 맴도는듯한 연기는 영화의 몰입을 하게 만들기에는 부족했다.  정신병원 강제입원이 문제가 되고는 있으나 이토록 얼토당토 하지 않게 진행되는 정도는 아닐진대 좀 너무했다. 그냥 강예원의 연기는 나쁘지 않았다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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