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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24. 2021

길 위에서

음성 권근3대 묘소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 세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시대가 만들어놓은 프레임을 벗어나 삶의 진정성이 오롯이 담긴 길을 찾아간 사람들은 시대를 가리지 않고 등장했다. 그 당시에 인정된 사람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고 후손들이 기억하기도 했다. 이번의 길 위에서는 권근이라는 사람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최근에 역사드라마가 다시 방영되면서 권근이 다시 등장하기도 했다. 그가 무엇을 했는지보다는 정치인으로 주목을 받고 있었다. 

이황, 이이, 김장생, 송시열 등 수많은 유학자들이 이뤄낸 것은 선대의 유학자의 어깨에 올라서서 보았기에 가능했었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다. 모든 것은 앞서 있었던 지식이나 많은 것에서 창조가 된다. 이곳에 잠들은 권근 역시 고려말 조선초의 사람으로 후대의 유학자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권근은 이와 기, 심과 성, 정과 의, 사단과 칠정 등을 이물로 보는 이원론의 입장을 취하여 이황의 사단칠정론에 영향을 주었다. 사람이 보는 관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권근과 하륜이 편찬한 동국사략은 엄격한 성리학적 명분론을 기저에 깔고 고대문화를 해석하였기 때문에, ≪삼국사기≫보다도 명분론적인 입장에서 고대문화를 정리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권근의 천상열차분야 지도에는 하늘, 사람, 땅을 의미하는 3재와 10개의 태양을 의미하는 10개의 원과 12지를 의미하는 12개의 직사각형이 표현되어 있다. 새로운 것을 보는 것은 감탄하는 능력에 있다고 한다. 감탄은 시간을 느리게 하여 때론 시간이 정지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다시 한번 권근의 묘소로 걸어서 올라가 본다. 천상열차분야 지도는 별자리가 표현이 되어 있다. 입학도설.오경천견록 등의 경학 저술과 역사서 동국사략 그리고 양촌집의 문학 작품 등 경학.사학. 문학의 제 방면에서 많은 학문적 업적을 남겼던 권근은 정몽주를 칭송했던 사람이다. 


길을 걷는 것은 다양한 것을 보고 생각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조선 태종 2년(1402)에 제작된 세계지도로 현재 전해지는 세계지도 중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세계지도인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를 그린 권근은 '집을 나가지 않아도 천하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지도를 보고 지역의 멀고 가까움을 아는 것은 다스림에 하나의 보탬이 된다'라고 동기를 밝혔다. 

지도가 정밀하지 않았고 별자리에 대한 거리가 명확하지 않았을 때의 지도는 지금과는 많이 다르며 상상력에 기반에서 그려진 것이 많다. 상상력은 백일몽과 달리 자신의 잠재력을 극대화화하는 도구로 가능한데 인간은 자신을 능가하는 것에 근접했을 때만 자신의 최대치에 도달할 수 있는데 그 기반에는 상상력이 있다. 다양한 기록과 흔적을 남긴 권근은 상상력이 넘쳤던 사람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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