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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04. 2021

한여름의 빵

이런 분위기라면 빵도 음식이 된다.

전국에 유명한 빵집 중 군산의 이성당이나 대전의 성심당의 경우 빵맛으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카페 같은 분위기나 탁 트인 그런 공간에 자리하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그냥 맛이 괜찮은 빵집 정도로 기억되지만 김제의 이 베이커리는 제과 명인의 집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고 하는데 다른 것보다는 분위기가 이쁜 카페 못지않다는 점이다. 전체적으로 규모도 있지만 평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서 빵을 사가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전체적으로 건물은 세동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넉넉한 주차공간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이 땡볕에 나와서 먹는 용기 있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지만 메인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두 동이고 한 동은 아마도 재료나 제과제빵과 관련된 도구가 보관되어 있는 듯하다. 

요즘에는 야외에 나오면 그냥 나오는 말이 있다. 아~ 정말 따뜻하다는 말이다. 최근에는 이렇게 따뜻해지는 온도는 예년과는 다른 느낌이 든다. 

김제의 대부분의 카페는 물이 없는 곳이 없다. 이 빵집도 물이 입구에 조경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간장, 된장, 고추장, 김치처럼 빵도 발효의 만들지는 음식 혹은 간식이다. 오래전에는 밀로 만든 흰 빵은 부자들의 전유물이었고, 호밀을 비롯한 잡곡으로 만든 검은 빵은 농민과 하인이 먹을 수 있었다. 영화 속에서 표현할 때 못 사는 집안에 보면 검은색의 빵이 놓여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맛있는 빵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들어와 본다. 다양한 재료로 만든 빵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추후에 알려진 것이지만 연구 결과로 인해 전곡을 사용하여 만든 빵이 영양학적으로 더 좋고, 흰 빵은 영양학적으로 낮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치 20세기 초반까지 잡곡으로 먹을 수밖에 없었던 한국인들이 걸리지 않았던 각기병을 흰쌀만 먹었던 일본인들이 걸렸던 것과 비슷하다. 

한눈에 보기에도 달콤하고 윤기가 있는 빵과 카스텔라와 조각 케이크들이다. 

빵집이 아니라 마치 결혼식장으로 보이는 것 같은 인테리어가 독특해 보이는 제과 명인의 집이다. 명인이라고 하면 보통 기능장을 의미하기도 한다. 본래 기능장은 기능사의 한 등급이었으나, 1999년 3월 28일 기술계/기능계 구분 폐지로 기능사에서 분리되었는데 기능장의 역할은 최고급 수준의 숙련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빵은 역사 속에서 여러 번 등장한다. 우리야 주식이 빵이 아니지만 서양의 역사에서 빵은 중요한 식량원이었다. 마리 앙투아네트가 빵을 달란 말에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라고 했다던가 나폴레옹의 가장 큰 패배도 러시아 군대는 퇴각하면서 여문 곡식이라면 마지막 한 톨까지도 모조리 가져가 버리면서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이로 인해 전쟁사상 최악의 식량난이 시작되었다. 빵 없이 50일이 지나자 군사들은 거의 미쳐갔다고 한다. 

빵과 그린 에이드로 허기진 배를 살짝 채워본다. 제과점이면서 카페 같은 인테리어를 만들어둔 곳이 전국에 여러 곳 있다. 이곳은 전에 오가곤 할 때 못 본 것으로 보아 최근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약간 시큼한 듯하면서도 시원한 청포도 같은 느낌의 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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