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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08. 2021

카페 문경, 찻그릇

2021 겨울 문경 관문요

문경은 멋진 산세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풍요로움과 찻사발을 간직한 도시다. 처음 문경에 왔을 때는 문경 온천에서 피곤함을 털어냈던 기억이 난다. 여명도 밝지 않은 시각에 문경의 천변을 걸어보기도 했다. 문경의 요장을 다니다 보면 카페는 아닌데 카페 같은 곳들이 있다. 방문하면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따스한 차 한잔도 마셔보면서 간단하게 요기도 해결할 수 있다. 아름답고 이쁜 찻잔을 만나보는 것은 덤이다. 

문경의 한적한 곳에 자리한 관문요에서는 따뜻한 찻그릇전을 열고 있었다. 매일여는 것은 아니니 운영을 확인하고 방문하시는 것이 좋을 듯하다. 

자연 속에서 만들어지는 것이 더 이쁘고 따뜻하게 느껴진다. 안으로 들어오니 이곳에서는 찻잎을 쪄내거나 우린 향이 공간을 메우고 있었다. 향긋한 차 향이 감돌면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이곳이 카페인지 요장인지 알 수가 없을 정도로 공간을 카페처럼 조성해두었다. 편하게 앉아서 있다가 찻잔도 살펴보고 다시 앉아서 차도 한 잔마시면서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다. 

올해는 이런 멋스러운 테이블을 하나 장만할 수 있을까. 오래된 고목으로 만든 선이 유려한 테이블을 보면 욕심이 난다. 이 테이블은 너무 크지만 조금 작고 이쁜 것을 집에 들여놓으면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를 것만 같다. 

안쪽에 방만 있다면 완전히 살림집이라고 해도 될 만큼 포근한 분위기다. 이곳에서 도자를 굽고 계시는 분은 2015년 경남 찻사발 공모전에서 조삼도 다완으로 대상을 받고 2016년 문경 찻사발 공모대전에서 입학다완으로 대상을 수상했다고 한다. 

입학다완은 일명 학다완이라 하며 주로 새해 정월에 많이 사용하는 다완이라고 한다. 통형으로 굽은 세굽

밖 양면에 학문 상감, 흑상감 백상감으로 학의 문을 간략화시킨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학의 모양이 찻잔에서 많이 보인다. 

찻잔도 너무 다양해서 한 번 욕심을 가지다 보면 모으는 재미에 주머니가 가벼워지는 것도 모르지 않을까. 

모양이 제각 기인 것처럼 보이지만 모두 의미가 있다. 모든 사물에는 근원이 있고 생명체에는 고향이 있는데 관문요에 있는 입학 다완은 통다완 보다 구연부가 약간 벌어진 형태로 굽은 낮으면서 크고 안정되어 있으며, 세 군데를 칼로 도려 낸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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