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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18. 2020

전통차

한옥에서 마신 쌍대탕

커피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굳이 찾아서 마시는 편은 아니다. 주면 마시고 사주면 마시긴 하지만 스스로 마시는 경우는 많지가 않다. 그렇지만 전통차는 좋아하는 편이다. 전통차는 보통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볼 수 있는데 찻잎을 우려서 마시는 것과 재료를 그대로 넣어서 마시는 차다. 전자는 따는 시기에 따라 다양한 맛이 난다.  첫물차도 청명(양력 4월 5~6일경)과 곡우 사이에 따는 차는 ‘우전’으로 최상급으로 치는데 집에도 첫물차로 만든 홍차와 야생녹차가 따로 있다. 녹차는 찻잎을 채취해 바로 솥에서 덖거나 쪄서 발효가 일어나지 않도록 한 차로 가장 많이 생산되고 소비되어 전 세계 차 소비량의 85%를 차지한다. 

김제시에는 많은 찻집들이 있는데 현대식은 현대식대로 좋고 전통가옥을 활용한 찻집도 그대로 정감이 있어서 좋다. 대추, 잣, 밤 등이 듬뿍 들어간 차 한 잔은 마치 한 끼의 식사를 먹는 것만 같다. 

제주도를 매년 한 번 이상씩은 갔었는데 제주도를 안 간지가 어언 3년이 다되어간다. 제주도의 상징이라면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크게 표현된 돌하르방이다. 한 민족의 문화도 그렇지만 잉카나 다른 고대국가에서도 보면 얼굴이 큰 것이 특징이다. 얼굴을 왜 그렇게 크게 표현했을까. 

이 한옥은 고급 한옥에서만 볼 수 있는 적송을 재료로 1935년에 5칸 겹집으로 지은 우리의 전통한옥이라고 한다. 오랜 세월이 무색하게 서까래와 대들보와 황토로 들어진 벽체를 옛 모습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나름 전북의 핫플레이스로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성산재라는 이름은 성산아래 있는 집이라는 소박한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문화 예술계의 지인들이 자주 모이는 곳이라고 한다. 김제만의 풍광을 보고 하루를 마무리하면서 전통차를 한 잔 하기에 괜찮은 곳이다. 

지인과 쌍화탕과 쌍대탕을 각자 주문하였다. 주차로 인해 잠시 바깥으로 나간 사이에 지인이 감사하게도 필자가 잘 사용하는 카드로 결제하는 수고로움을 대신해주었다. 대추차(大棗茶)는 대추를 달여서 만드는 한국의 전통차로 대추차는 신경쇠약 · 빈혈 · 식욕부진 ·무기력, 그 밖에 피부를 윤택하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온돌같이 따뜻함을 오래 유지해주는 것도 좋다. 이런 차를 보고 있으면 사랑방이 연상된다. 지금은 그런 집이 많지는 않지만 종갓집 며느리로 들어가면 하루 종일 음식 하다가 하루가 다 가버린다. 손님을 대접하는 사랑방이었던 그곳과 잘 어울리는 차다. 

잘 먹고 잘 소화시키는 일은 상당히 중요하다. 요가에서 미유라아사나는 공작자세인데 팔꿈치는 복부 대동맥을 압박하여 혈류를 위, 간, 비장 쪽으로 전환시킨다. 이는 소화를 돕는 작용으로 이어진다. 동시에 요가 수련은 정신적 소화 능력을 키워, 삶의 우여곡절을 소화할 수 있게 도와준다. 몸과 정신의 소화가 필요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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