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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29. 2021

자연 수업

대전의 경계선상의샛골 마을

아무리 사람이 많이 모여사는 도시라고 하더라도 경계선상에 자리하게 된 마을에는 자연이 있다. 특정 정치인이 농사를 지으면서 살지 않으면서 땅을 사지 않는다면 무척 평온한 곳이다. 땅에는 쓰임새가 있다. 쓰임새가 있는 대로 쓰이는 것이 땅의 목적이다. 부동산의 관점으로 본다면 개발호재가 없다면 땅만큼 현금흐름이 나쁜 투자처도 없다. 정말로 여유 있는 사람이라면 현금흐름이 좋은 사람이다. 자산은 대부분 묶여 있는 경우가 많으니 말이다. 

이렇게 생긴 논이 농사짓기에  좋은 곳이다. 한 번에 트랙터를 사용해서 농사를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용이한 편이다. 대전에도 생각보다 농사짓고 사는 사람들이 많고 농지가 적지 않다. 쟁기질하다를 뜻하는 라틴어 동사인 아라레("arare")에서 유래, 또는 농경지)는 농작물을 재배하는 데에 사용되는 땅을 의미하는데 경작이 불가능한 땅은 불모지이기에 쓸모가 없다. 

대전과 논산의 경계선상에 자리한 이 마을은 조동이라고 불리는 마을이다. 왜 한자로 새조를 사용했는지 생각해보았다. 이곳은 말 그대로 사이골에서 새골, 샛골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새라는 의미의 조가 마을 이름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보건소조차 한자로 쓰여 있다. 오래간만에 이렇게 표현된 것을 본 듯 하다. 

사이골이라는 옛 이름만큼 마을에는 물이 흘러내려가는 주변으로 집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생각보다 고목이 정말 많은 마을이다. 마을의 허름한 정자마다 한자로 이름이 쓰여 있다.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절대 파랗지 않은 지평선 무지개가 떴다는 것은 공기의 온도가 0도 이상이라는 의미가 있다. 그런 것들이 자연 수업의 일환이다.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자연스럽게 사는 것은 역사를 거울로 삼으면 흥망성쇠를 알 수 있고 사람을 거울로 삼으면 득실을 밝힐 수 있다고 한다. 이곳처럼 빛이 없는 곳에서 하늘을 보면 금성, 목성, 수성은 굉장히 밝은 하얀색이지만 화성은 주황색이며 사람이 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곳까지 버스가 들어온다. 대중교통이 생각보다 잘되어 있다. 

마을분들이 모여서 이야기했을 저 건물과 고목을 보니 시경의 시가 연상된다. 시경에 실린 노래들은 철기(鐵器)의 보급으로 농경문화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봉건제가 정착되어 사상과 예술이 처음으로 피던 주왕조 초에서 전국(戰國) 중기에 불려졌다. 자연 수업이 그렇게 이루어졌다. 


무성한 저 수풀에

꿩 모여 있네.

대 다된 큰 아가씨

훌륭한 부덕으로 내게 오네.

잔치 열어 마음껏 질그며

사랑함에 싫증내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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