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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나태주 - 풀꽃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시인에는 누가 있을까? 우리는 일제시대와 독재시대를 거쳐오면서 저항시를 쓴 시인들을 사랑해온 경향이 있다. 님의 침묵의 한용운, 서시의 윤동주, 정지용, 김영량, 박용철, 백석, 박몰월, 신동엽등 기라성같은 시인들이 이 시대를 살았고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 있다.


리듬이 담겨져 있는 시라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짦은 문장에 시인의 생각이 압축되어 표현되기도 하고 순간적인 감정이 시에 녹아들기도 한다. 2015년 교보생명은 '내 마음을 울리는 광화문글판은?'이라는 주제로 온라인투표를 진행한 결과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가 가장 큰 지지를 받았었다고 한다. 그 풀꽃이라는 시를 쓴 나태주시인은 공주의 풀꽃문학관이라는 곳에서 자신의 시세계를 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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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2주년을 맞는 공주풀꽃문학관은 나태주의 시와 야생화, 북까페, 나태주 시인의 기록들이 가득하게 담겨져 있었다. 충청남도 서천에서 출생한 나태주는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행복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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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을 말할때 풀꽃을 빼놓을 수가 없다.


풀꽃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 너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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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시집으로는 막동리 소묘와 대숲 아래서를 출간한 나태주시인은 2007년 공주 장기 초등학교 교장을 끝으로 정년 퇴임하였으며 2010년부터 공주문화원 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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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찾아온 시인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자신의 시를 가져와서 평가해달라는 중년의 남성에게 나태주 시인은 이렇게 답해주었다.


"시는 왜 쓰세요? 시는 그냥 가만히 있는다고 해서 나오지 않아요.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고 만물을 하나하나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때 좋은 시가 나올 수 있어요."


한밤중에


한밤붕에

까닭 없이

잠이 깨었다


우연히 방안의

화분에 눈길이 갔다


바짝 말라 있는 화분


어, 너였구나

네가 목이 말라 나를

깨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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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현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학습에서 학은 열심이 하는데 가장 중요한 습이 안되고 있어요. 먼저 훌륭한 시를 썼던 사람들을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스승은 자신이랍니다. 시를 공부하시기 위해서는 심지어 제 시까지 답습하면 안됩니다. 저는 저만의 세계가 있고 오신분들은 오신분만의 세계가 있는거에요."


꽃 피는 전화


살아서 숨 쉬는 사람인

것만으로도 좋아요

아믄, 아믄요

그냥 거기 계신 것만으로도 참 좋아요

그러엄, 그러믄요

오늘은 전화를 다 주셨군요

배꽃 필 때 배꽃 보러

멀리 한 번 길 떠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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