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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ug 31. 2021

가야금

새로운 도전은 역시 재미있다.

자주 가야금에 대해서 쓰고 역사에 대해서 논하고 공연을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쓰다가 직접 가야금을 배워보기로 했다. 코로나19에 대면이 쉽지 않아서 가야금을 구하는 것조차 쉽지가 않았다. 상업적으로 하는 분들도 있어서 굳이 필요하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도전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다행히 가야금을 가르치는 분이 가야금을 저렴한 가격에 빌려주셔서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음악을 듣고 이야기하고 리듬도 타지만 악보를 잘 보지는 못하는 편이다. 이날 악보를 보니 무언가 기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악보 속에서 리듬이 느껴지지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 

역시 모든 것은 직접 부딪쳐봐야 한다. 우륵에 대한 이야기를 그렇게 썼건만 본격적으로 배우기 위해 가야금을 보니 낯설었다. 엄지, 식지, 장지, 무명지, 소지라는 명칭도 살짝 낯선감이 있다. 5선상의 가야금의 정악, 산조, 민요, 기보를 표기하는 것도 이상해보인다. 왼손법의 기호를 보면 마치 산스크리트어를 보는 것만 같다. 

보통 연주를 하는 가야금은 12현의 산조가야금과 25현의 가야금이 있다. 우륵박물관에서도 본 적이 있지만 가야금 또는 법금(法琴)으로 불리는 정악가야금은  줄과 줄 사이의 간격도 넓게 되어 있다. 반면 산조가야금은 민간의 빠른 음악인 산조·시나위·무속음악에 연주하도록 만들어진 것이다. 

장지로 막고 엄지로 막고 무명지로 막고 식지로 막는다는데 어떤 음을 내려고 하는지 보니 스타카토 다음 음에 따라서 손가락이 선택된다고 한다. 책자조차 없어서 빌려준 책을 보고 있는데 어떤 음악인줄은 알겠는데 악보는 모르겠다. 왜 저렇게 표현했을까. 산조의 청, 흥, 동, 당, 동, 장, 땅, 지, 쩡, 창, 층, 쫑....무슨의미일까. 악보로는 레솔라/레미솔라시/레미솔라다. 가야금에서는 도, 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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