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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Sep 05. 2021

강변의 오후

공주 송곡리의 일상과 풍경

최근에 중국이 사교육을 전면 금지시키면서 동네의 놀이터에 아이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교육의 의미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과의 공존 혹은 다른 가치를 아는 것에도 있다. 집에 걸어놓고 싶은 그림 중에 에밀 크라우스의 강변의 오후라는 작품인데 그림 속에서는 한적한 오후의 풍경 속에 강가에 아무렇지 않게 피어난 들꽃 속에서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과 낚시하는 낚시꾼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묘사되어 있다. 

자연의 가치를 말해주는 부모보다 남들보다 더 공부를 잘해야 된다고 말하는 부모가 훨씬 많은 지금 자극적인 것에만 반응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당연해 보인다. 가을꽃이 피어 있는 송곡리는 조금은 특별한 지리적인 위치에 있다. 북쪽으로는 세종특별자치시와 면해 있고 우측으로는 대전 유성구와 면해 있다. 안으로 들어가 본다. 

반포면 송곡리에는 효도마을이 있다. 이 마을의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는 가볍게 운동할 수 있는 운동시설과 정자 그리고 효도비가 세워져 있다. 효도비는 1997년에 세워진 것이다. 다시 용수천이 휘감아 도는 곳을 찾아가기 위해 안쪽으로 들어가 본다. 

송곡리가 속해 있는 반포면은 부족 국가가 자리했던 곳이다. 마한시대에 유성 쪽으로 신흔국이 있었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곳 송곡리도 그 경계지역이라고 보인다. 수많은 부족 국가로 운영되다가 주도권을 잡은 백제시대에는 웅천에 속했다. 

강변의 오후가 생각나는 풍경이다. 아이들의 눈에는 자연이 모두 놀이터로 보인다고 한다. 강의 질감과 물의 질감 속에 마음이 가는 대로 흐르듯이 강물도 흘러가고 있다. 이제 가지각색이 펼쳐지는 가을이 아무렇지 않게 올 시간이다. 삶의 인생이라는 그림 속에는 밝은 빛도 있고 어두운 그림자도 있다. 

작품 속에서 아이들은 저 건너편의 천변에서 물끄러미 서서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을 바라보고 있는 이곳은 반포면 송곡리에 속하는 곳이고 저 건너편은 세종특별자치시에 속하는 곳이다. 강이 흐르는 주위는 고요하고 가끔씩 바람만 살랑거리고 있다. 

용수천이 드넓은 퇴적 평야를 만들며 흘러내려가고 있다. 강가를 걷는 곳에는 같이 걷는 길벗 하나 없이 거니는 모습에서 쓸쓸함이 남아 있다. 정말 사진처럼 디테일하면서 생동감 있게 그린 찰스 스프레이그 피아스의 양치기 소녀의 뜨개질을 보면 고운 소녀가 뜨개질을 하면서 걷고 있다. 쓸쓸해 보이지만 그 고독마저도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그려냈다. 

이제 조금만 더 내려가면 세종특별자치시에 속하게 되는 곳이다. 다시 뒤로 돌아서 송곡리의 저수지인 송곡지로 올라가 본다. 

송곡교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는 길목으로 올라가면 송곡지가 나온다. 이곳에 담긴 물든 아래의 송곡리 마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이기에 다른 행위들을 하면 안 된다는 경고문구가 있다. 가을에는 이곳은 단풍 명소로 알려진 곳이어서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곳인데 주차공간은 거의 없으니 저 아래에 차를 세우고 올라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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