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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0. 2016

순천만의 볼거리와 국밥

누적 방문객 1,000만 명이 넘은 여행지

지난 5월 22일 2016년 순천만 국가정원을 찾은 사람의 수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대한민국 전라남도 순천시에서 개최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때 조성된 이 공원에는 작년을 기준으로 5,330,066명, 2014년에는 3,516,084명이 방문하여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얼마나 잘 만들어놓았기에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찾아갈까. 


순천만 국가정원은 대한민국 내의 생태습지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순천만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조성이 되었다고 한다. 112만 평방미터의 대지에 505종의 나무 79만 주와 1130종의 꽃 315만이 식재된 순천만 국가정원은 여행지로 괜찮은 곳이다. 봄이면 만날 수 있는 태안의 튤립도 좋지만 이곳에서 만개하는 튤립과 철쭉의 물결 역시 장관이라고 한다. 

순천만 국가정원에는 세계정원 11개, 참여정원 61개, 테마정원 11개가 정원박람회 때 선보였고 지금 주요 시설로는 세계정원(대한민국, 프랑스, 중국,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11개국), 참여정원, 숲의 정원, 물의 정원, 수목원, 국제습지센터, 한방약초원 등이 있다. 

이곳 실내정원은 남쪽의 따뜻한 날씨를 그대로 이용해 조선시대 정자의 콘셉트와 엮어서 만들어놓았다. 정원이나 정자는 조선시대에 많이 지어졌는데 그곳에서 풍류를 즐기는 것을 선비의 덕목 중 하나처럼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래서 해당 건물의 구조나 정자나 정원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더 많은 고민을 하였던 것도 사실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에 설치된 시설이나 식물, 나무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다. 누구와 와도 좋은 곳이 순천만 국가정원으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특히 사이가 안 좋은 사람과 와도 사이를 좋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귀띔해주었다. 

바다와 강이 가까이 있어서 그런지 물을 담아놓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인공적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규모가 큰 편이다. 모든 것을 인력으로만 해결했던 중국의 이화원 정도는 아니겠지만 인공연못으로는 국내에서 세 손가락에 들만하다. 섬처럼 보이는 저곳은 각자 콘셉트가 정해진 동산이다. 높이는 얼마 되지 않지만 사람들은 저곳을 올라가기 위한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순천만 하면 뻘이고 뻘이면 뻘에 사는 해양생물들이 먼저 생각난다. 특히 뻘에서 주로 생활하는 망둥이는 망둑어과에 속하는 물고기로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살며 크기는 35cm 내외로 색깔이 아름다우며 입이 큰 것이 특징인데 썰물 때에는 간석지 등에 살며 바닷물이 들어옴에 따라 차차 높은 곳으로 이동한다. 정원 중앙에 꽃동산 안에는 망둥어를 상징물로 만들어놓았늗데 입이 조금 작은 것 같지만 망둥어가 잘 표현된 것 같다. 


순천만 국가정원은 여러 방향으로 걸어볼 수 있는데 지구 동문에서 시작하는 길과 빛의 서문에서 시작하는 길이 있다. 동문에서 출발하면 야수의 정미 정원, 순천호수공원, 갯지렁이 다니는 길, 프랑스 정원, 꿈의 다리 등을 거쳐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을 지나 빛의 서문으로 나가는 코스다.  

정원이 잘 조성된 것은 좋은데 아쉬운 것은 뜨거운 여름날 햇살을 피할만한 곳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여행지로 선택하신 분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조금 높은 곳에 올라와서 보면 콘셉트가 제각기 다른 언덕들을 한눈에 조망해볼 수 있다. 구름다리처럼 보이는 저 다리는 마치 자연을 상징하는 느낌이다. 높이도 제각각이고 기다란 나무가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건축 작품 같아 보인다. 

아까 위에서 내려다본 다리로 내려와 본다. 딱 떨어지듯이 만들어놓은 다리보다 이런 다리가 조금 더 정감이 가고 지루하지 않다. 요즘 건축물이나 도로를 만들 때 비선형이나 곡선을 넣는 것이 추세이긴 하다. 

한 번에 올라갈 수 있도록 계단을 만들 법도 한데 이곳은 아주 완만하게 길을 만들어 빙글빙글 둘러서 올라가도록 만들어 놓았다. 저 꼭대기에 올라가면 연인과의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의미가 내포된 동산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 있는데 그중에 한방체험도 빼놓을 수 없을 듯하다. 몸에서 가장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곳은 머리이지만 가장 많은 수고를 하는 것은 발이다. 발에는 오장육부가 있다고 할 정도로 몸과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 저곳에 가면 비싸지 않은 돈을 지불하고 발의 피로를 풀어볼 수 있다. 이 밖에 자신이 어떤 체형을 가졌는지 체크해볼 수 있는 체험관도 있다. 

조그마한 초가집처럼 보이는 집이 한채 있는데 이곳에서는 단체로 온 손님이나 각자 온 사람들이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국가정원에 와서 이런 정자를 만나게 되다니 기분이 조금 색다르다. 연못 위에 혹은 연못과 인접한 곳에 만들어졌던 정자는 선비들만이 즐길 수 있는 풍류의 공간이었다. 

차 한 잔에 진정한 행복을 찾는 곳이라는 명원정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올라가 보았다. 명원정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녹차는 고려선 차로 고려시대 대각국사 선차를 계승한 차로 차와 선은 일치한다는 정신을 담아 구증구포 제다법으로 차의 차가운 성분을 따뜻한 성분으로 만들어 신체에 활력과 정신적 안정을 주는 차를 내놓는다고 한다. 

평소에 보지 못했던 차와 관련한 자기나 도구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고려선 차는 전라남도 문화재 자료 178호로 지정된 승주의 조승훈 고택에서 대나무의 이슬을 먹고 자란 야생 차나무의 새순, 섬진강변의 청정지역에서 맑은 기운을 받고 자란 야생 차나무의 새순만을 채취하여 만든 수제차라고 한다. 

이곳에서 근무하시는 분이 차에 대해 차분하게 알려주었다. 구증구포가 무엇인지 물어보자 "구증구포란 새순을 가마솥에서 300도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하여 차가 갖고 있는 수분만으로 익혀 유념(비비기)하여 말리는 기법인데요. 9번까지 계속 반복하여 차를 완성하는데요. 이를 통해 수분은 거의 제거하고 찾잎의 독성과 자극을 감소시키면서 찻잎 고유의 맛과 향을 극대화하는 방법이에요."  

보통 녹차를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뉜다. 이곳에서 마셔볼 수 있는 녹차처럼 가열하는 방법이 있고 수증기로 쪄서 만드는 방법이다. 두 가지 방법 모두 제각기 향과 맛이 있어 매력이 다르다. 

차 한잔으로 삶의 기품을 찾다는 말은 나이가 들수록 맞다는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비싼 녹차의 경우 1,000만 원을 넘는 것도 있다. 차를 배우기 시작하면 차를 담는 찻잔을 공부해야 하고 그러다 보면 인생과 삶에 대해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기를 수 있게 된다. 이곳에서 맛볼 수 있는 차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 대표적인 것은 선각 차와 금차로 다관을 이용하여 우려내는 선각 차(69g)는 7만 원, 삼각 티백에 들어 있는 금차(60g)는 3만 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금차를 한잔 마셔봤는데 가격에 비해 깔끔하고 진한 느낌이 좋다. 

순천시의 대대동, 교량동과 해룡면의 중흥리, 해창리, 선학리에 길게 걸쳐 있는 순천만 갈대밭의 총면적은 약 15만 평에 달한다고 한다. 갈대 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순천만 습지는 갈대의 씨앗 뭉치가 햇살의 세기에 따라 금빛과 은빛 등으로 변한다. 순천만 습지에는 흑두루미, 황새, 저어새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11종이 날아와서 머물다가 가는 곳이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둘러보니 어느새 배가 허전해졌다. 전남 순천은 기사식당을 가서 먹어도 다른 지역의 한식보다 낫다는 소리를 듣는 곳이다. 머리 고기로 끓인 구수한 국물과 쫄깃하게 씹히는 고기가 듬뿍 담겨 있는 이 국밥은 순천의 맛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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