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Jul 17. 2016

탁류와 칼국수

채만식의 삶의 문학 여정

수능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라면 채만식이라는 소설가를 기억할 것이다. 일제 강점기 당시 군산에서 태어나 활동하던 작가이자 소설가로 일본 와세다 대학 문과에 합격해 다니다가 퇴학되기도 했다. 지병이 있었던 채만식은 한국전쟁이 일어나기 보름 전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채만식의 대표적인 작품은 탁류라는 소설로 군산을 관통해 흐르는 탁한 물과 당시 혼탁한 사회 현실을 적당하게 엮어서 식민지 자본주의 타락상을 그려냈다. 채만식은 일제 강점기 당시 희생을 강요당하여 파멸해가는 초봉의 운명을 통해 조선인들의 비극을 그려냈는데 당시 생활상을 주도 면밀하게 표현하여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채만식 문학관은 전북 군산시 강변로 449에 자리하고 있다. 채만식의 작품들 대부분은 지식인 사회의 부조리와 갈등을 풍자적으로 담아냈는데 그가 살아왔던 일제 강점기 시대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채만식 문학관이 있는 곳 앞에는 공원이 잘 조성되어 있다. 앞으로는 금강 체육공원이 있고 뒤쪽에는 진포대첩 기념탑이 있는 금강 시민공원이 있다. 

이곳의 철길은 일제강점기에 호남 등에서 생산될 쌀을 군산항으로 실어 나르던 철길 일부를 옮겨 놓은 것이다. 군산에는 특히 일본 사람들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는데 일본으로 가는 상당량의 물량이 집중되는 곳이라 일본 지주들이 많이 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채만식 문학관은 2001년에 건립되었는데 올해 초 광복 70주년을 맞아 일제 강점기 대표작가인 채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문학관을 화사하게 채색하고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위한 휴식시설들을 확충하였다. 군산시는 향후 이곳에 유명 작가 등을 초청하여 문학 강연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럼 채만식의 대표작품인 탁류의 줄거리가 어떤지 살펴보기로 하자. 

무능력한 아버지 정주사의 딸인 초봉이는 보통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아버지 친구인 재호의 약방에서 점원으로 일하게 된다. 청순한 외모 덕분에 여러 명의 남자에게 호감을 얻었으나 자신이 좋아하는 애인 의학도 남승재와 연결이 되지 않고 가난한 부모를 돕기 위해 마음에 없는 고태수와 결혼하게 된다. 

난봉꾼인 은행원 고태수와 결혼하였지만 야비한 꼽추 장형보의 흉계로 그런 호색한 남편마저 잃게 된다. 장형보에게 몸까지 버리게 된 초봉은 흘러가는 대로 살게 되고 약국 주인인 박제호의 첩으로 살게 된다. 청순했던 지난 시절은 지나가버리고 어떤 남자의 아이인지도 모르는 딸 송희를 낳게 된다. 그러나 꼽추 장형 보는 끝까지 초봉을 높지 않고 그녀를 빼앗지만 이 모든 것이 장형 보때 문인 것을 깨닫게 된 초봉의 손에 죽음을 맞이한다. 그녀는 자신이 한 일을 자수하며 가난한 식민지 현실에서 조선인이 살아야 했던 그 비극적인 삶을 여실히 보여준다. 

탁류라는 소설을 읽어보면 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는 말이 바로 떠오른다. 비록 식민지 현실을 소설 속에 담았다고 하지만 여성의 삶이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얼마나 달라지는가를 그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뒤 옹박은 쪼개지 않고 꼭지 근처만 도려내여 속을 파낸 바가지를 말하는데 부잣집 같은 경우 그곳에 쌀을 담아두지만 가난한 집에서는 여물을 담아둔다. 어떤 집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뒤웅박의 쓰임새가 달라진다. 요즘에 대부분 여성들은 자신의 삶을 진취적으로 살아가기도 하지만 적지 않은 여성들은 아직도 남자의 능력에 따라 운명이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그의 작품을 비롯하여 다양한 문학가들의 작품이 2층에 전시되어 있다. 채만식의 개인 삶을 보면 그렇게 평탄한 삶을 살지는 못했다. 6남 3녀 중 다섯째 아들로 태어나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하고 일본에까지 유학을 갔지만 그 뒤에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의 기자로 전전하면서 경제적으로 안정 있는 생활을 하지 못했다. 1936년 이후로는 직장을 다니지 않고 창작만을 하였고 지병으로 1945년 임피로 낙향하였다가 1950년 세상을 떠난다. 

채만식이 쓴 대화 소설의 형식은 그만의 특이한 스타일이기도 하다 일제 강점기에 수많은 작가가 있었지만 그중 사회의식이 가장 투철한 사실주의 작가로 평가되고 있다. 이전까지 채만식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지 않았으나 1970년대 들어 그에 대한 연구 업적이라던가 논문 등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가 썼던 소설 탁류는 바로 저 건너편에 흐르는 탁한 금강을 의미한다. 

채만식 문학관을 살펴보고 군산에서 유명하다는 칼국수를 먹으려고 한 음식점을 들렸다. 보통 칼국수의 국물은 맑지 않다. 마치 군산을 지나쳐 흐르는 금강처럼 칼국수의 국물은 그 끝을 보여주지 않고 위에 있는 면발을 살짝 보여주기만 한다. 여기에 고추 양념이라도 풀어헤치면 그 내용물은 더 잘 보이지 않는다. 이곳의 칼국수는 담백하면서도 시원한 것이 특징이다. 

이곳의 칼국수가 유명한 것은 비단 칼국수의 맛 때문이 아니라 밍숭 밍숭 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내는 겉절이 때문일 것이다. 질 좋은 고춧가루와 고르고 고른 배추로 절여낸 김치는 담백한 칼국수와 궁합이 아주 좋다. 아삭한 맛에 시원한 칼국수의 국물과 쫀득한 면발이 제법 잘 어울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순천만의 볼거리와 국밥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