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얼거리는 장동의 코스모스 꽃
우리는 얼마나 질서 있게 혹은 의미 있게 살아가는가. 그 어떤 것에도 정답은 없고 오답도 없다. 그 과정 속에서 누군가에게 피해를 입히지만 않는다면 자유로울 수 있다. 하늘하늘 제멋대로 피어 있는 코스모스는 '조화로운 질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가을의 대표 꽃이라면 코스모스와 국화다. 국화가 조금은 고즈넉하면서도 품위가 있다면 코스모스는 하늘하늘한 자유로움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
은행나무가 살아 있는 화석으로 불리듯이 코스모스도 많은 꽃들 중에서 고대부터 생존해 있는 종중 하나다. 오랜 세월 동안 같은 진화의 코드를 통해서 존재해왔었다. 장동 355번지 등 약 4만㎡의 장동 경관농업단지 일원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코스모스는 언제든지 열려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낮의 길이가 짧아지고 꽃눈 형성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지게 되어 꽃눈이 나오고 꽃이 피는 것이 코스모스로 배롱나무꽃이 지기 시작할 때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한다.
코스모스를 보면서 꽃이 길을 내어주고 바람이 이끄는 곳이라는 의미를 생각한다. 코스모스 밭 한가운데 파란 하늘에 구름이 보이기도 하고 어떤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코스모스는 자연스럽게 흙처럼, 바람처럼, 물처럼 머물다 간다. 무심하게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 꽃을 바라보면 잠시 꽃들이 흔들림을 멈추기도 한다. 코스모스의 향기는 가까이 가야 알겠지만 생각보다 빨리 망각해버린다.
하늘에 홀로 피어 있는 코스모드들 같다. 저런 채색을 어떻게 할까. 아직 그림을 그리는 초보로서 채색을 하는 것이 익숙하지가 않다.
솟대 위로 전깃줄이 지나가고 있는데 마치 새가 전깃줄에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소주 · 소줏대 · 솔대 · 별신대 등으로도 불렸던 솟대는 질병을 없애주고 재앙이 오지 않기를 기원하면서 세웠다. 꼭 무언가를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질병이나 재앙만 없어도 좋지 않을까. 보통은 긴 장대 꼭대기에 세 갈래로 된 나뭇가지를 달고, 그 위에 세 마리의 새를 나무로 조각하여 올려놓는다.
올해도 깃털 같이 하늘하늘한 코스모스의 계절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