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기에 더 아름다운 느낌의 꽃이어라~
화려하고 화사해 보이는 것이 아름다워 보이기는 하지만 오래가면 지루해진다. 그래서 가을이 짧은 것일지도 모른다. 찰나가 필요한 존재가 있고 길게 봐도 괜찮은 존재가 있다. 그러면 공평해지겠지. 그러면 마음이 편해지겠지. 그것이 삶이라 생각하면 이치에 맞지 않는 것도 지나가는 여유가 생기겠지. 가을에는 벚꽃을 보는 것이 쉽지 않지만 가끔씩 만날 때가 있다. 창원의 가을날 생태습지공원이 그런 곳이었다. 봄에 화려하게 피어나며 뽐내던 벚꽃은 한순간에 져버린다. 가을에 소박하게 핀 벚꽃은 알아주는 이를 기다리며 한송이, 두 송이, 세 송이쯤 피고 벚꽃이 아닌 척 저 멀리에서 다시 핀다.
진해에 자리한 생태관광지이기도 한 진해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은 자연 속의 인내를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인내라는 것은 나약함이나 무능함의 표현이 아니라 긍정적인 마인드의 일종이라고 한다. 너그러우면서도 속 깊은 마음씨이자 강력한 힘으로 인내는 가슴에 칼을 얹는 일이기도 하다.
한 걸음의 시에서 무엇을 배워볼 수 있을까. 나무가 드리워진 곳에서 잔잔하게 파동이 일어나듯이 물결이 일어나고 있다. 성공은 할 수 없을지는 몰라도 성장은 할 수 있다. 개개인의 성장을 막을 수 있는 핑계는 없기 때문이다.
제10차 람사르 총회와 더불어 습지 생태계의 보전을 위해 진해내수면 환경생태공원 내 습지보전 공사를 끝낸 것이 2008년이다. 진해내수면 환경생태공원 조성면적은 총 8만 3897㎡로 생태관찰로와 관찰데크 등 유수지 주변 산책로를 개설하고 기존의 습지를 보전하기 위해 저위 습지와 중위 습지, 고위 습지 등 습지보전을 해두었다.
매번 지나가면서 한 번쯤 들려보고 싶은 곳이었는데 이날에야 방문해볼 수 있었다. 일상을 잠시 탈출해보려는 창원시민들이 이곳을 찾아오고 있다.
진해는 근대유산이 많은 곳이다. 여좌천 물길을 따라 10분쯤 올라가면 진해내수면 환경생태공원에 이르게 된다. 겨울이 임박한 계절에 벚꽃이 바람에 휘날리는 색다름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가까이 가 보니 '춘추벚'이란 이름표를 달아두었다.
호수에서 곧바로 숲길로 걸음을 옮길 수 있는데, 숲길 어귀에는 가을의 생태가 늦가을을 느껴볼 수 있으며 공원 면적은 8만 3천897㎡에 이르기에 천천히 돌아보기에 좋다.
남해에 가면 계절의 변화가 늦게 오는 것 같은 생각을 하게 한다. 매일매일이 특별한 것은 없다. 오늘 한 걸음, 내일 또 한걸음을 걷다 보며 전진하고 자신이 몰랐던 스스로를 발견하면서 꾸준한 노력을 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진해내수면 환경생태공원의 입구에 자리한 춘추벚이다. 진해의 상징이 벚나무이기에 가을에도 이렇게 피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로수로 많이 사용되는 왕벚나무와 달리 봄, 가을 두 차례 꽃을 피우는 희귀종으로 진해의 상징인 벚나무가 봄 한때에만 꽃을 피우는 것을 아쉬워해 일부러 심었다고 한다.
가을에 핀 벚꽃은 쓸쓸하지도 화사하지도 않았지만 계절에 대한 선입견이 어떤 것인지 조용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보기만 하는 것 같다. 내년 봄에는 어떻게 필까. 피어나기에 지는 것이 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