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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22. 2021

광해

강력한 힘에는 무거운 짐이 따라야 한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대부분 나라의 정치인들은 힘과 책임이 균형을 이루던지 책임이 더 큰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실제 업무를 수행하고 나서 다시 정치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다. 한국은 어떨까. 책임은 가벼이 달콤한 권한은 너무 많이 주어진다. 그러니 어떻게 서라도 다시 정치판을 기웃거리고 무슨 말을 해서라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으려고 한다. 그 정점에 있는 대통령은 어떠한가.


조선의 왕들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것으로 생각하지만 오늘날 대통령(그나마 5년... 전에는 지마음대로 정했던 자유당과 군사정권도 있었지만)은 조선보다 못할까? 한번 대통령이 되면 너무나 많은 자리를 정할 수 있고 정해줄 수 있다. 게다가 실력이나 검증에 걸릴만한 사람만 골라서 임명하는 것은 왜일까. 그러고 보면 여당 야당을 가리지 않고 사람 보는 눈은 참 없다. 자신의 능력껏 먹고살기 힘들거나 더 많은 욕심을 가진 사람들만 득실거리니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만드는 사람만 넘쳐난다.

역사 속에서 광해군은 상반되는 평가를 받고 있는 사람이다. 비운의 군주라는 광해군은 반정에 의해 폐위되기는 했지만 정치의 균형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었던 군주라고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실제 광해는 선조의 변덕에 의해 왕세자의 자리에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쫓겨 살았었다. 이 영화에서는 그 점을 꼬집고 들어간다. 왕의 자리에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광해는 신하에게 권력이 넘어가는 조선의 변곡점에 있었던 군주이다. 이때를 기점으로 안동 김 씨 같은 자신의 이득에 의해 조정을 좌지우지하는 유력 가문들이 등장하게 된다.


지금도 영어가 어디에 쓰여야 할지도 명확하게 모르는 수많은 국민들이 영어에 돈을 쏟아붓고 있다. 자신들의 인성과 지식을 쌓는데 쓰여할 시간이 강대국의 언어 영어에 모두 매달려 있는 형국이다. 광해의 시대에도 명나라에 대한 사대주의에 모든 권력자들이 매달려 있었다. 광해는 명분도 없는 명나라에 대한 막연한 사랑이 결국 백성들을 핍박받고 힘든 삶으로 이끌게 될 것이라는 것은 아는 영민한 군주였다.

왕위를 둘러싼 권력 다툼과 당쟁으로 혼란이 극에 달한 광해군 8년.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들에 대한 분노와 두려움으로 점점 난폭해져 가던 왕 ‘광해’는 당대와 후대의 평가가 극단으로 나뉘는 군주이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은 항상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시대에 순응하던지 정해진 길대로 걷지 않으면 힘든 법이다. 16년 간의 짧은 재위 기간에도 불구하고 누구보다 드라마틱한 삶을 살았던 폭군으로 역사에 기록된 왕 ‘광해’. 하지만 최근 광해군이 행했던 실리외교의 대외정책과 대동법 등의 민생 안정책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지금도 국가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있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다. 지금도 여당과 야당으로 아슬아슬한 정치적인 상황이 매일매일 연출되기도 하고 국민들의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사극으로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얼굴을 가지고 있는 이병헌은 광해로 인해 제대로 된 연기를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진정으로 백성을 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일했던 마지막 군주 광해는 세도정치의 시작을 알리는 시작이기도 했다. 안동 김 씨와 풍양 조 씨 같은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으면서 존재했던 세도가들은 임금의 권력을 넘어섰다. 공정 공평한 세상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 말을 지킨 권력가들이 누가 있었던가? 다수를 위해 길을 걸었지만 자신을 밀어줄 세력이 부족했던 광해는 결국 무리한 정책이라는 역사적인 평가만을 남기고 인조반정으로 자리에서 강제로 끌어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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